[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3조700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 지방채 시장이 월가 입성을 희망하는 취업 지망생에게 기회의 땅으로 부상했다.
공룡 투자은행(B)과 상업은행이 금융위기 이후 인력 감축을 지속, 취업문이 좁아진 가운데 분석 대상이 약 9만건에 이르는 지방채 시장이 MBA(경영대학원) 졸업자를 포함한 예비 금융인에게 오아시스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다.
8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블랙록과 프랭클린 어드바이저, 뱅가드 그룹 등 지방채 투자 비중이 높은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신규 고용이 활발하다.
2011년 이후 월가 금융업계가 30만명에 이르는 인력을 감원한 것과 뚜렷하게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다.
신용등급이 높은 지방채가 2007년 고점 대비 80% 가까이 폭락, 투자 매력이 높아지면서 금융권은 분석 인력을 중심으로 채용에 적극 나서는 움직임이다.
블랙록의 캐빈 맬로니 지방채 애널리스트는 “최근 신입 애널리스트로 금융업계에 취업한 이들 가운데 지방채 애널리스트는 가장 노른자위에 자리를 꿰찬 셈”이라고 말했다.
채용이 늘어나는 동시에 관련 인력의 연봉도 상승 추세를 타고 있다. 알리안츠 컨설팅의 폴 소베라 팀장은 “지방채 애널리스트의 구인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들의 몸값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며 “최근 해당 팀의 중간 리더 급의 연봉이 20만달러에서 40만달러로 오른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지방채 관련 인력의 수요는 당분간 증가 추이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채 시장이 1930년 이후 최장기 침체에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리크루팅 업체의 스콧 헤드버그 대표는 “지방채 시장의 애널리스트 고용은 이제 시작단계”라고 말했다.
스탠디시 멜론 애셋 매니지먼트의 제프 버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금과 같은 저금리 환경에서는 수익률 1bp의 중요성이 상당히 크다”며 “관련 인력 수요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