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청약으로 5900가구 중 2000여가구 미분양 전망
[뉴스핌=한태희 기자] "청약접수 기간이 끝나면서 방문객이 뚝 끊겼네요. 동탄2신도시의 열기가 상당히 높았는 데 이런 분위기라면 3차 합동분양에 미분양이 꽤 쌓이겠네요."
경기도 화성의 동탄2신도시 견본주택에서 주차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모씨의 말이다.
지난 토요일(9일) 오전 동탄2신도시 3차 분양의 견본주택 전시장은 한산했다. 앞서 청약을 받은 동탄2신도시 1·2차 분양 청약률이 높아 선착순 청약신청을 생각하는 수요층이 많을 법도 하지만 예상과 달랐다.
자동차가 가장 붐비는 오후 3시~4시에도 2000여대 규모의 주차장은 절 반밖에 차지 않았다. 사람이 적어 견본주택 안으로 들어가기도 한결 수월했다. 3월 첫째 주에는 인파가 몰려 50~60m 줄을 서야 했지만 이날은 줄을 서지 않고도 들어갈 수 있었다.
<주말이지만 동탄2신도시 3차분양 견본주택 전시장은 썰렁하기만 하다. 사진은 3~4시 견본주택 주차장 모습> |
견본주택 내부에는 상담 과정에서 사람이 몰려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막기 위해 대기번호표 발급기를 비치해뒀지만 이날은 별 쓸모없어 보였다. 절반 이상의 분양상담원이 상담할 사람이 없어 빈자리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견본주택 안에는 아이들과 구경하려고 온 가족만 군데군데 있을 뿐이다.
지난해 1·2차 합동분양과 비교해 분양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다는 게 현장 근무자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화성시 반송동에서 중개업을 하는 오모씨는 "견본주택을 오픈한 후 2주차 주말치곤 한산하다"며 "선착순 청약신청하려는 사람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분양 사태가 눈에 보인다"고 덧붙였다. 용인시 기흥구 대한2동탄신도시 중개소 관계자도 "청약경쟁률이 낮은 데다 중복청약한 사람도 많아 청약률 자체에 거품이 있다"고 말했다.
<동탄2신도시 3차분양에 참여한 이지건설 견본주택 앞에서 경품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 |
3차 분양에 참여한 건설사 관계자도 현장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중복청약으로 현재 집계된 청약경쟁률에 거품이 끼어 있다며 계약률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염려했다.
동탄2신도시에 대한 분위기가 한풀 껵여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게 분양 관계자들의 얘기다. 지난주 6개 건설사의 청약경쟁률은 평균 0.8대 1을 기록했다. 평균 청약경쟁률은 지난해 1차 동시분양의 4.8대 1, 2차 동시분양 2.7대 1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이달 말 분양하는 건설사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 지역 내 시범단지에서 포스코건설과 반도건설이 분양에 나선다. 특히 포스코건설이 분양하는 단지는 KTX동탄역(2015년 개통예정)과 가까워 입지적으로는 강점을 갖췄다. 하지만 브랜드파워를 갖춘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호반건설이 지난주 청약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어 건설사 관계자들은 이번 분양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새정부의 부동산 정책 부재와 공급과잉 등으로 청약신청자가 크게 줄었다"며 "열기가 다시 회복하려면 상당시간 소요될 것으로 보여 향후 분양예정인 물량도 청약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