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수익도 노리면서 리스크 줄이려
[뉴스핌=서정은 기자] # "베트남에는 삼성전자 같은 주식 없나요?"
강남의 한 PB센터에서 근무하는 A센터장이 최근들어 부쩍 많이 받는 질문이다.
"요새 미국시장에서 IT 관련 주식이 잘 나가는데 이 종목은 어떠세요?"라고 권해도 고객들은 요지부동이다. "나는 베트남이랑 인도네시아가 궁금한데요"라며 이머징마켓을 집요하게 물어본다는 것.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 PB센터에는 이머징 국가의 초우량주를 찾는 고액자산가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예컨대 '베트남의 삼성전자' '중국의 현대차' 같은 종목을 찾아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취매에 나서겠다는 얘기다.
이들이 이런 종목을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머징 국가의 고수익도 노리면서 초우량주라는 특징을 살려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것.
해외주식 담당자들은 신흥국 중 고객들의 '러브콜'을 많이 받는 국가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꼽았다. 두 국가는 최근 브릭스, 선진국들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 고객들을 끌어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투자전문 사이트인 시킹 알파(Seeking Alpha)에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동남아시아 증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올 초 대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증시는 각각 12.57%, 9.26% 상승했다. 필리핀과 태국도 13.82%, 9.06%에 올라 상승률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국가의 대표적인 초우량주로는 인도네시아의 인도푸드 숙세스 마크무르와 아스트라인터네셔널, 베트남의 마산그룹, 바오비엣홀딩스 등이 거론된다.
인도네시아 최대 식품회사인 인도푸드 숙세스 마크무르사는 매출과 주당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대표적인 초우량주다. 14.1%에 해당하는 영업이익률과 50%에 이르는 배당성향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인도푸드 숙세스 마크무르社의 증시추이와 수익성 - 자료 : 우리투자증권> |
베트남 최대 민간재벌인 마산그룹은 식/음료, 조미료 업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시가총액도 한화 기준 4조1190억원에 이르고, 자회사인 베트남 테크놀러지 상업은행을 통해 금융업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성장국가의 초우량주에 투자하는 '투트랙 전략'이 고수익을 가져다 줄 순 있지만 그만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국내 기업도 아닌, 해외 기업에 대한 정보를 알기도 어려운데다 설령 정보가 들어온다 하더라도 대부분 뒤늦게 들어온다는 것.
한 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머징 마켓의 특성상 변동이 크다는 점에서 아무리 우량주라고 할지라도 크게 출렁거릴 가능성이 높다"며 "해당 국가들이 정치적 위험을 갖고있다는 점도 투자 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해외투자영업부 차장은 "금융종합소득 과세가 강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하지만 성장이 가파른만큼 조정을 받게되면 회복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므로 신중히 투자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