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3년만에 점유율 20%, 순자산총액 10조엔
[뉴스핌=서정은 기자] 시장에 등장한 그 해에 시장점유율 7%를 차지하고, 3년만에 20%까지 급성장한 펀드. 4년만에 순자산총액이 10조엔(한화 118조원)에 이른 펀드. 0%대 금리인 국가에서 연 수익률 10%를 거두는 펀드.
일본을 휩쓴 더블데커(Double Decker)펀드가 이 화려한 명성의 주인공이다.
<자료 : 금융투자협회 제공> |
'더블데커'란 본래 영국의 이층버스를 일컫는다. 한 번에 많은 인원을 수용하면서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된 버스가 바로 더블데커다. '더블데커 펀드'는 여기서 유래됐다. 기초자산의 수익률 위에 투자자들이 선택한 통화의 프리미엄을 더해 이중으로 이익을 거두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상품.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미 20년째 저성장 저금리의 늪에서 허덕대던 일본 투자자들은 고수익 자산 등에 투자하는 상품을 만들어냈다. 이머징 및 하이일드 채권형펀드와 통화선택형 펀드에 투자하기 시작한 것.
더블데커 펀드는 지난 2009년 노무라에셋매니지먼트에 의해 소개됐고, 불과 2년만에 일본 재테크시장을 휩쓸었다.
29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더블데커펀드의 최근 순자산총액은 10조엔 가량을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도 급격히 상승, 2011년 펀드 AUM을 기준으로 전체 펀드에서 더블데커가 차지하는 비율은 20%를 기록했다. 2009년 출시하자마자 7%의 점유율을 차지한 데 이어 2010년 15%, 2011년 20%까지 확대된 것.
<더블데커 펀드 점유율 추이, 자료 : 금융투자협회 제공> |
◆손실은 최소화…'중위험 중수익'에 '덤'까지
더블데커 펀드가 이처럼 어마어마한 인기를 얻은 비결은 상황에 따라 중위험으로 고수익까지 노릴 수 있는 '이중 구조'에 있었다.
투자자들이 선택한 기초자산은 대부분 하이일드․이머징 국채 등 고수익채권이 차지하고 있어 중위험 중수익의 구조는 마련한 상태다. 여기에 선택한 통화로부터 얻는 '알파(α)'까지 더해 중위험 고수익까지 노리겠다는 것이다.
기초자산을 미국 채권으로 선택하고, 통화는 브라질 헤알화에 투자하는 것이 그 예이다. 대다수 투자자들은 기초자산은 미국 채권에 달러로 투자해 엔-달러 간 환차익을 얻고, 채권 이자(coupon)는 고금리인 브라질 헤알화를 통해 엔-헤알화 금리차도 노릴 수 있다. 실제로 투자자들이 선택한 통화는 브라질 헤알화가 45%로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이를 증명해준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더블데커펀드에 투자했을 경우 1년간 얻을 수 있는 예상수익은 최소 5~11%까지 다양했다. 미국 고수익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브라질 헤알화를 투자대상 통화로 지정했다면 약 1년간 11.9%의 예상수익이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 금융투자협회 제공> |
이형기 금융투자협회 조사연구실 연구위원은 "더블데커 펀드는 펀드 운용이익으로만 구성된 일반 펀드와 달리 '통화'에서도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손실은 최소화하면서도 수익은 최대화하려는 목적에 부합하는 펀드"라고 평가했다.
설령 선택한 통화에서 환차손이 나더라도, 기초자산의 수익이 있어 원금손실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
이형기 연구위원은 "투자가능한 통화만 12개 가량에 이르고, 기초자산도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어 펀드 구성이 다양하다"며 "채권과 외환을 엇갈리게 투자한다면 원금손실도 막을 수 있고, 때에 따라서 최대 수익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