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않은 환율전쟁-자본흐름 변동성 피해 인식 필요
[뉴스핌=권지언 기자] 세계 경제가 3중의 성장 속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경제 지배력의 재편과 함께 자칫 하향 평준화가 나타날 수도 있어 유념해야 한다고 핌코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CEO가 경고했다.
18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엘-에리언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도 나타났듯이 서방국들은 지속적인 경기 둔화 및 금융 불안정 상황을 보이고 있는 반면, 신흥국들은 더 역동적인 성장세로 선진국과의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개별 국가의 위기를 조속히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장의 차이가 서방국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 등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대적인 개혁이 없이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세계 경제 재편은 물론, 위기 관리 능력 저하 등의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국제 금융 및 경제 표준을 유지하는 일, 정책 대응을 조율하고 포괄적인 역외간 견제 및 균형 유지 등도 어려워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엘-에리언 CEO는 글로벌 경제 지배구조에서 서방 선진국이 미치고 있는 영향력 역시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IMF에서 역시 가장 완만한 수준의 개혁을 추진하려 해도 서방국의 정치권 반대로 좌절된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중국과 같이 탄탄한 경제 성장을 보이는 국가들은 잃을 게 없다. 오히려 글로벌 입지를 확대하고 강화된 외교 동맹 등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중동 등에서의 경제적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다.
하지만 가뜩이나 국내 문제로 신음하고 있는 국가들 중 서방국의 후퇴로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국가들도 있다. 이들은 서방국에 대한 의존도 대문에 금융 혹은 기술적 지원이 줄어들 때 직격타를 입게될 전망이다. 엘-에리언은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특히 이 같은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거나 아직까지 글로벌 시스템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국가들 역시도 예기치 못한 환율 전쟁이나 국제 자본흐름 변화 등으로 피해를 입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지적이다.
엘-에리언은 이번 IMF와 세계은행의 총회에서 관계자들이 유럽 문제만 논의할 것이 아니라, 현재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역외간 경제적 영향력 변화를 관찰하고 글로벌 하향 평준화의 리스크 등에 대비하는 데도 머리를 맞댈 것을 주문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