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정은 기자] 낙폭과대주로 꼽히는 종목들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실적이 악화됐어도 그동안 주가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싸다는 논리다.
반면 일각에서는 진짜 낙폭과대주라는 게 있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업황이 좋지 않고, 글로벌 경쟁구도가 바뀌어 과거 주가와 비교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낙폭과대주를 저가매수했다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30일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낙폭과대주로 거론되는 업종들 중 몇몇 업종에 대해 '아직은 낙폭과대 상태로 평가하기 이르다'는 의견을 내놨다. 특히 화학업종의 경우 업황이 안 좋은 만큼 추가 하락의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가총액 10위권인 LG화학은 58만원까지 올랐다 지금은 25만원대까지 주저앉아 낙폭과대로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향후 업황을 고려한다면 낙폭 과대 업종이라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단기적인 낙폭이 크고, 과매도 국면인건 맞지만 공급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데다, 원재료의 가격경쟁력도 낮아 업황의 전망 자체가 부정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른 증권사의 관계자 또한 "낙폭과대주를 선별하는 여러 가지 기준이 있는데 LG화학이나 SK이노베이션은 항상 제외된다"며 "현재 주가가 바닥이 아니라는 반증이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아울러 GS건설처럼 시장의 신뢰를 잃은 종목들에 대해서도 경계감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GS건설은 어닝쇼크 직후 3일 중 이틀은 가격하한폭을 맞았지만, 그 다음날은 개인들의 저가매수가 유입되며 8%만 떨어졌다"며 "하지만 시장의 신뢰를 잃은 종목들은 언제 또 다시 이런 일이 생길지 몰라 아예 포트폴리오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한 때 65만원까지 치솟았던 OCI 사례가 대표적인 낙폭과대주의 오류다.
2011년 OCI가 65만원대까지 치솟을 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100만원까지 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상당했다. 하지만 주가는 1년도 채 되지않아 20만원대로 주저앉았고, 지금은 그보다 더 떨어진 14만원대에 거래 중이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시장의 경우 당시 유럽 중심의 정책주도형 시장이었다"며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가 태양광까지 미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증시에 대한 낙관과 현재 주가만 보고 투자를 감행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한다.
이남룡 연구원은 "주가하락의 원인이 얼마나 해소됐는지, 향후 업황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 등이 있어야 진정한 낙폭과대주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분기실적에 대한 개선 기대감은 어느 업종이든 다 있다"며 "주식이 저렴할 때 사는 것은 맞지만 변화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투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