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외채무 대비 외환보유고 비중 안정적
뉴스핌은 최근 글로벌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각국의 경제 상황과 투자환경, 증시구조 및 이슈 등을 조망하는 특집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뉴스핌=노종빈 기자] 태국은 동남 아시아에서도 지정학적 요충지인 인도차이나 반도 중심부에 위치한 나라다.
또한 동남아시아의 신흥개발국인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과도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이들 지역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에게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 대홍수로 52조원 피해…거의 복구
태국은 2년 전 발생한 대홍수의 피해로 경제가 크게 위축된 상태였으나 지난해까지 피해복구를 마무리하면서 본격적인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 2011년 7월부터 11월까지 거의 넉달간 계속된 홍수의 피해로 특히 수출중심 제조업 기반이 큰 타격을 입었고 이에 따라 경제 성장의 모멘텀도 크게 저하됐다.
당시 세계은행이 추산한 태국의 홍수피해 규모는 약 450억달러(약 52조원)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는 성장의 기회 상실에 대한 기회비용이어서 이를 제외하면 실제 물리적 피해 규모는 220억달러(약 24조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태국의 주요산업은 수출 제조업과 농업, 관광업 등으로 구성된다. 2011년 대홍수로 제조업과 관광업이 동시에 위축, 이와 연계된 주요 산업인 서비스업과 요식업 까지도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정부 주도의 홍수 피해 복구작업이 본격화되고 기업들의 기계 및 장비 구입 등으로 민간투자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최근까지 정부 지출도 증가하면서 민간소비도 회복세를 나타내며 활기를 보이는 상황이다.
◆ 160조원대 인프라 건설로 경기부양 추진
또한 태국정부가 오는 2020년까지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도 경기 회복과 태국 경제의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태국 정부는 고속도로와 철도 항만 등 인프라 건설을 위해 약 4조바트(약 160조원) 규모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태국정부는 홍수재발 방지 등을 위해 수자원 관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 3일 태국 정부는 홍수재발 방지를 위해 약 11조4000억원 규모의 통합 물관리 사업의 국제입찰 을 진행했다. 현재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참여한 한국컨소시엄이 최종 예비후보 가운데 하나로 선정된 상태다.
이와 관련 정홍원 국무총리는 지난 19일부터 태국 방콕을 방문 태국 물관리 사업현장을 살펴보고 태국 부총리와 면담하는 등 한국 기업들의 수주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어 관심이다.
◆ 안정적 재정 저금리 매력적 투자환경
지난해 말 기준 태국의 대외채무 규모는 1억 3370만 달러. 이는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38.9% 수준으로 안정적인 모습이다. 또한 태국의 전체 대외채무 대비 외환 보유고 비중은 139% 수준이어서 건전한 재정상태를 자랑하고 있다.
태국의 정책금리는 지난해 10월 이후 2.75% 수준의 비교적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금융권을 중심으로 높은 여신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소비 증가와 투자 촉진 등의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태국의 시장 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급격한 핫머니 유출이 발생한다 해도 재정적 차환 부담은 크게 높지 않은 상황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최근 대외채무 중 단기 차입 부문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또한 중앙정부와 금융기관들의 해외 차입이 빠르게 늘면서 전체 대외 채무의 4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 아세안내 2위 경제…제조업 기반 건실
태국은 풍부한 천연자원과 노동력을 갖춘 나라로 알려져 있으며 고온다습한 아열대성 기후로 벼농사에 적합하다. 또한 동남아시아에서는 비교적 건실한 제조업 기반도 갖추고 있다.
주요 수출품은 쌀과 어류, 섬유, 신발 등이지만 과거 일본계 기업들의 현지 진출이 활발한 상황으로 자동차, 컴퓨터 전자기기 등의 완성품과 부품도 직접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국가연합인 아세안(ASEAN) 공동체 내에서도 인도네시아에 이어 경제 규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15년 말까지 아세안 경제공동체 내 자유무역협정이라 할 수 있는 역내무역협정이 발효돼 단일통합시장이 탄생하면 태국이 차지하는 경제적 지정학적 가치와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 김예경 선임연구원은 "태국 정부의 4조 바트 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은 장기적 경제 성장에는 긍정적 요인"이라며 "또한 민간부문 투자촉진 및 해외투자(FDI) 유입이 이뤄질 수 있는 조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동남아시아 각국 내 외국인투자 유입세가 정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 각국의 투자유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태국정부는 외국 자본의 매력적인 투자처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대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