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핌 양창균 기자]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행사 순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주최로 제주 해비치 호텔에서 열린 '2013 디지털케이블 TV쇼'의 식순 과정에서 최문기 미래부 장관과 이경재 방통위원장 중 누구를 먼저 우선해야 할지가 잡음의 씨앗이었다.
24일 미래부와 방통위등에 따르면 미래부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주최로 제주 해비치 호텔에서 진행된 '2013 디지털케이블TV쇼' 행사의 식순에 강력히 항의했다. 미래부가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식순 행사에서 정부부처 2위인 최 장관 보다 이 위원장을 앞에 뒀기 때문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양휘부)가 주최하는 케이블TV 최대 축제인 '2013 디지털케이블TV쇼'가 전일(23일) 제주 해비치 호텔에서 개막된 가운데 행사에 참석한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가운데)과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우측)이 서로 외면하고 있다. |
논란이 불거진 것은 이후 행사의 준비과정이다. 지난 23일 저녁 6시 30분에 진행된 케이블TV방송대상의 식순에서 양 회장 다음으로 이 위원장을 순서에 배치한 것. 행정 각 부의 서열 2위인 최 장관이 이 위원장 뒤로 밀린 것은 의전상 결례이다.
박근혜정부에서 만든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행정 각 부(장관이 있는 정부 부처)의 서열은 기획부(기획재정부)에 이어 미래부다. 미래부가 박근혜정부 17개 부 가운데 서열 2위라는 얘기다. 정부조직법상 서열으로 따지면 최 장관이 이 위원장 보다 먼저 나서는 게 순서이다.
이에 미래부측은 케이블TV협회측과 방통위측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고 케이블TV방송대상의 식순은 당초 계획에서 바꿔 최 장관이 이 위원장 앞에 두고 진행키로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미래부와 방통위가 케이블TV협회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식순 의전을 두고 잡음이 생긴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당일 행사일정에서는 미래부측의 입장이 반영돼 순서를 진행했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측은 자신들의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방통위 한 고위 관계자는 "의전 순서를 정하는 것도 케이블TV협회에서 결정해 진행한 것"이라며 "방통위가 의전을 잘못한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정부조직법을 맡고 있는 안전행정부의 생각은 다르다. 안전행정부는 방통위가 기본적인 의전도 모르고 주장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전행정부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정부조직법상 각 부 의전 순서는 기재부 다음으로 미래부로 규정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대원칙을 정한 상황에서 의전 순서를 바꾸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모든 부처의 의전은 정부조직법에 나온 것을 기준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정부 중앙부처에서 의전 순서를 바꾸는 실수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케이블TV협회 진행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행사 성격에 따라 식순이 바뀌는 경우는 있지만 업무성격이 중복될 때에도 대원칙인 의전 순서로 진행하는 게 관례"라며 "장관을 의전하는 대부분의 수행원은 물론 장관들도 대부분 의전 순서를 인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양휘부)가 주최하는 케이블TV 최대 축제인 '2013 디지털케이블TV쇼'가 전일(23일) 제주 해비치 호텔에서 개막된 가운데 행사에 참석한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좌측)과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우측)간 불편한 모습이 역력하다. |
그는 "위원회급인 방통위는 사실 장관급은 아니고 장관 보다 아래에 위치한다"며 "다만 장관급에 맞는 대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블TV협회의 행사 성격을 봐서도 미래부 장관이 우선이다. 케이블TV와 관련한 대부분의 정책업무가 미래부에서 맡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상파 방송이나 종편과 보도채널의 경우는 방통위 소관이다.
정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케이블TV의 행사의 주관부처는 미래부가 맞다"며 "방송법에 SO와 관련해서 사전동의를 받는 것 외에는 대부분이 미래부에서 주로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