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자산시장의 '패닉장' 우려 고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양적완화(QE) 초기부터 이른바 질서 있는 출구전략에 대한 자신감을 강하게 피력했다.
하지만 출구전략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시장 투자가들 사이에는 무질서한 금리 상승에 대한 공포감이 번지고 있다.
미국 국채시장의 변동성이 증폭되는 한편 이머징마켓의 자금 이탈이 날로 두드러지면서 패닉장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최근 글로벌 자산시장의 기류 변화가 미국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 움직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지만 실상 배경은 이보다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동성 공급의 핵심 동력이었던 연준의 QE에 더 이상 기대기 어려운 시점이 가까워졌다는 판단과 함께 유동성 잔치의 흥을 높였던 일본은행(BOJ)의 경기부양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번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성장률 둔화가 뚜렷해지는 등 글로벌 자산 가격의 버팀목이었던 유동성 공급과 이머징마켓 고성장, 일본 디플레이션 해소 등 세 가지 축이 한꺼번에 기울고 있다는 얘기다.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리면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인 데다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을 경우 자산시장 전반에 대단한 파괴력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ING 파이낸셜 마켓의 롭 카넬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제지표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강한 성장을 장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지 않다”며 “때문에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 금융시장은 물론이고 실물경기가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란은행(BOE)의 앤드류 할데인 정책위원 역시 글로벌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는 가장 커다란 리스크 요인은 채권금리의 가파른 상승 가능성이라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국채 수익률이 무질서하게 치솟을 경우 금융시장 전반에 커다란 악재가 될 것”이라며 “최근 2~3주 사이 그 가능성을 엿본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요국 국채시장에 역사상 최대 버블을 일으킨 상황”이라며 “시장이나 정책자들이 원하는 것보다 버블이 단시간에 꺼지면서 패닉이 벌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주장했다.
내주 연준은 통화정책회의를 가질 예정이지만 투자자들이 원하는 명확한 답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