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경제지표가 개선됐지만 세계은행의 글로벌 성장률 전망 하향을 앞세워 미국 국채가 상승했다.
유로존에서는 이탈리아의 국채 발행 금리가 상승했고, 독일의 수익률이 하락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8bp 하락한 2.15%에 거래됐고, 30년물 수익률도 6bp 내린 3.30%를 나타냈다.
5년물 수익률이 8bp 떨어졌고 2년물 역시 3bp 하락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소매판매를 포함해 경제 지표가 개선됐지만 안전자산 매수 심리가 꺾이지 않았다.
5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 이는 4월 증가율인 0.1% 웃도는 수치인 동시에 전문가 예상치인 0.4%를 상회하는 것이다.
고용지표도 고무적이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1만2000건 감소한 33만4000건으로 5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밖에 4월 기업재고가 전월에 비해 0.3% 증가해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에 부합했다.
이날 세계은행은 선진국 중앙은행의 부양책 축소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을 지적하며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올해 글로벌 경제가 2.2% 성장, 지난 1월 제시한 전망치인 2.4%에 못 미칠 것이라는 진단이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이이라 저지 채권 전략가는 “미국 국채가 국내 경제지표보다 글로벌 경기 향방에 깊게 맞물려 있다는 사실이 이날 확인됐다”며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향방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심리가 꺾일 때 미국 국채가 오를 수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날 30년물 국채 발행금리는 3.355%로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응찰률은 2.47배로 과거 10회 평균치인 2.58배에 못 미쳤다.
이탈리아의 국채 발행금리도 상승했다. 34억달러 규모의 3년만기 국채는 2.38%에 발행,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bp 하락한 4.37%에 거래됐고, 독일 10년물 수익률도 2bp 내린 1.57%를 나타냈다.
라보뱅크의 엘윈 드 그루트 이코노미스트는 “세계은행의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으로 인해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오프’ 심리가 번졌다”며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우려가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감으로 이어졌고, 다시 실물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