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코스피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관망 분위기가 확산돼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코스닥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매도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17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보다 6.14포인트, 0.32% 내린 1883.10으로 장을 마쳤다.
개장 초 소폭 상승세로 출발한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도가 이어져 곧 하락 반전했다. 한때 1880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하락폭이 확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오는 19일로 예정된 미국 FOMC를 지켜보자는 분위기로 인해 거래도 한산하고 변동폭도 줄었다. 이날 거래대금은 3조1900억원으로 지난달 27일 이후 가장 적었다.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도 20포인트에 불과했다.
이다슬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금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FOMC"라며 "관망세로 인해 외국인 매도가 좀 줄긴 했지만 거래 자체가 별로 없었기에 방향성을 얘기하기엔 무리"라고 말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641억원, 626억원 순매도했고 기관은 1329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7일째 순매도, 기관은 7일째 순매수 행진이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에서 각각 79억원과 532억원으로 모두 매수 우위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외국인 현물 매도가 이틀 연속 약해졌으나 지수는 반등하지 못했다"며 "이는 기관 현물 매수가 덩달아 약해진데다, 잘 받쳐오던 투신도 힘이 빠졌고 연기금도 힘을 안 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이 정도 떨어지고 나서 V자 반등이 나온다면 장이 살아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반등이 나오지 않는 걸로 봐선 외국인이 사지 않으면 못 올라간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통신과 보험업종이 2% 넘게 올랐고, 비금속광물과 운수창고 그리고 금융업도 소폭 올랐다. 그 외 전 업종이 내린 가운데 종이목재, 의약품, 철강금속, 기계, 전기가스, 은행업종 등이 1% 넘는 낙폭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하락세가 우세했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0.22% 내리며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전날까지 나흘째 떨어지던 SK하이닉스는 이날도 3.33% 급락했다.
심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팔고 SK하이닉스를 샀고, 기관은 삼성전자를 사고 SK하이닉스를 팔았다"며 "그런데도 둘 다 떨어지고 있는 것은 종목이 아닌 업종 자체를 타겟으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SK텔레콤과 삼성화재, 롯데쇼핑 등은 2~4% 넘게 올랐다. 지주사 전환을 대비한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삼성생명은 3.33% 급등했다.
당장 시장은 FOMC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그보다는 기업 실적과 경기 여건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것이 향후 투자에 있어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FOMC가 중요 변수이긴 하나 그것 하나만 놓고 방향성을 논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외국인 매도로 인해 시장이 너무 허약해진 탓이 크겠지만, 그럴 때일수록 기업 실적과 경기 여건에 대한 믿음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1.54포인트, 2.15% 하락한 524.50을 기록하며 4일 연속 약세를 보였다.
김 팀장은 "거래대금과 거래량으로 봐서는 지수 반등이 그리 클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장 호재 이슈가 안 나오는 상황에서 관망 분위기가 짙어짐에 따라 코스닥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