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퇴계로의 태광산업 사옥 전경. |
지난해 태광산업 업황 악화로 인해 창사 이래 첫 적자로 돌입했고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2011년 구속기소된 이후 항소심까지 모두 실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더구나 이 전 회장의 경우, 실형 선고보다 더 우려스운 것은 건강이다. 현재 그는 간암으로 인해 투병 중이다. 이 전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고 일선에서 물러났다고는 하지만 경영전반의 어려움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태광그룹은 이런 악재 속에서 의미있는 변화를 시작했다.
태광그룹은 지난해 심재혁 태광그룹 부회장을 영입했다. 지난 3월에는 최중재 태광산업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이들은 모두 외부인사로 그룹 내 새로운 물결을 불러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1일 태광그룹 등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2011년 4월게 간암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았지만 간이식이 이뤄지기 이전까지는 회복이 쉽지 않은 상태다.
이 전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이 지난해 사임할 당시,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한 책임’과 함께 ‘건강상의 이유’가 거론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전 회장 측 변호인은 지난해 말 항소심 판결에 앞서 “실형 선고는 극형과 다름없는 만큼 이 전 회장의 목숨만은 구해달라”고 선처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결국 실형을 피하지는 못했다. 그는 항소심에서 징역 4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공교롭게도 태광그룹 오너의 부재는 공교롭게도 글로벌 경기악화와 맞물렸다. 지난해 화학·섬유업계는 전방산업의 부진에 따른 후폭풍을 고스란히 뒤집어썼다.
태광그룹의 주력계열사인 태광산업은 지난해 3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회사가 적자를 낸 것은 2001년 파업사태를 제외하면 창사 62년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총체적 위기 속에서도 태광그룹 내부에서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난해부터 그룹의 수장을 맡은 심 부회장이다. 그는 LG그룹에서 수십년을 보낸 소위 LG맨이다. LG그룹 회장실 홍보 전무, LG텔레콤 부사장 등을 거쳐 레드캡투어 대표이사 등을 보냈다.
그런 그가 부회장으로 선임된 것은 이 전 회장의 빈 자리를 가장 책임감 있게 채울 수 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심 부회장 취임 이후 태광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이 부쩍 늘어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아울러 지난 3월 취임한 최 사장은 삼성물산에서 미국 뉴욕지사 화학팀장, 본사 화학사업부장을 역임한 전문가로 통한다. 특히 해외 경험이 많은 그는 다소 보수적이었던 태광그룹의 사내 문화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
특히 최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꿈의 섬유’로 통하는 탄소섬유 사업을 현재의 2~3배로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상태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업황도 좋지 않고 실적도 나쁜 상황이지만 하반기에는 품질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 원가 절감 등에서 성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