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광고대행사 '무한상상'이 수주한 현대차 프로모션 광고 |
[뉴스핌=노경은 기자] 현대차그룹이 동반성장 및 상생에 주도적으로 나서면서 그룹계열 광고회사인 이노션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취지는 좋지만 그룹사가 제품 광고를 외부에 맡기면서 자사 확보물량은 현저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노션은 현대차그룹 광고사업의 53%를 챙겨왔다. 매출의 절반 가량을 그룹사에 의존해 온 만큼, 올해 발주물량 예상 금액의 65%를 중소기업에 내준다는 그룹사 결정은 이노션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지난 한달간 '쏘나타/ 뉴 투싼ix 프로모션 이벤트' 등 프로모션 일감을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했고 이 사업권은 중소 광고대행사 '무한상상'이 가져갔다. 이 행사를 포함해 현대차가 지난달 외부에 맡긴 발주물량 금액은 70억원에 달한다.
현대차는 일감나누기 및 상생 여론이 확산되고 있고 광고의 질이 좋아졌다는 평도 나오는 만큼 이달 '쏘나타 하이브리드'나 '스포티지R' TV광고 등 100억 원 규모의 일감도 경쟁 입찰을 통해 중소 광고대행사에 맡긴다는 계획이다.
이노션은 수주 기회마저 잃게되면서 이노션 내부에서는 냉기류가 흐른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올게 왔구나'라는 분위기라는게 이노션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아직까지는 태스크포스(TF) 구성 등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앞으로 매출에서 확연히 차이를 느낄 게 우려되는 만큼 대안책을 모색중이다.
이노션 관계자는 "대행사는 광고주의 의사결정에 따르는 입장이어서 이번 그룹사 결정에 특별한 의견을 갖고있진 않다"며 "다만 내부에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산시키는 등을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노션은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생각하고 설립됐고 현재 해외 법인만도 15개 가량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물량도 담당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의 유망한 해외로컬 광고주를 영입하기 위해 애써 왔고 실제 최근 들어 영입이 늘고있는 늘고있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광고업계 전반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도 금융계열사 광고에 경쟁입찰을 도입하며 일감나누기 동참을 발표한만큼,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이나 롯데계열 광고회사인 대홍기획도 남의 일 같지는 않은 상황이다.
한 대기업 계열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취지는 좋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사실 중소 광고대행사는 인력풀이 많지 않아서 공개경쟁 입찰에서 일감을 수주하더라도 일이 커버가 안되는 상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결국 다른 큰 회사가 가져가고 대형 광고회사끼리 '돌려먹는다'는 비난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소 광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없었던 기회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 분위기를 기회로 삼고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움직이고 있다"며 "중소 광고업계 전반적으로 모멘텀으로 여기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노경은 기자 (rk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