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등 자산이 시총보다 많은 저PBR주 인기
[뉴스핌=서정은 기자] 최근 증시에서 삼익악기에 투자자들의 눈이 쏠렸다. 삼익악기가 최대주주인 스타인웨이 피아노가 미국의 한 사모펀드에 팔린다는 소식 때문이다. 스타인웨이 지분 28%의 매각가격은 1500억원 가량으로 삼익악기의 시가총액 1000억원 보다 많았다. 이에 삼익악기 주가는 곧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익악기처럼 보유한 현금이나 자산가치에 비해 시가총액이 적은 종목 즉, PBR주가 최근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PBR(Price Book-value Ratio 주가순자산비율)이란 주가를 주당준자산가치로 나눈 비율로 PBR이 1배 미만이란 건 회사의 청산가치보다도 주가가 싸다는 의미다.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와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 등으로 증시가 급락하자 저평가된 종목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주식들은 추가 하락이 제한되고, 분위기가 바뀌면 주가가 재평가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피에스텍도 올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이 1156억원으로 예상되나 현재 시가총액은 그 절반인 660억원에 머물고 있다.
지난 달 21일 피에스텍은 '알짜'로 평가받던 자회사 덴소풍성전자의 주식 25만2551주를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이로인해 피에스텍 주가는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성장성이 훼손됐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삼익악기의 호재 소식이 전해지자 피에스텍을 외면했던 투자자들의 심리가 호전됐다. 피에스텍은 지난 3일 7.41% 급등했다.
현재 삼익악기와 피에스텍의 PBR은 각각 0.64배와 0.73배로 절대 저평가 영역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장세에 이처럼 저PBR 업종들은 방어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병화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저PBR주들이 각광받는 시기는 매크로 불확실성이 커지거나 기업들의 실적모멘텀이 희석될 때”라며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최근 장세에 방어적인 성격을 보여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진주 속에 숨겨진 보석을 꺼내려면 트리거(방아쇠) 포인트가 있어야 하는것이 문제다. 이 애널리스트는 "자산가치가 있기 때문에 하방경직성이 있지만 구조적으로 실적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가는 뚜렷한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며 "싸다는 논리로 접근해서 매수를 할 것이 아니라 트리거 포인트가 있는지 지켜봐야한다"고 조언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도 “자산가치가 오르거나 소비심리 지표들이 좋아져야 저PBR 업종들이 각광을 받을 수 있다”며 “장기 저성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수단으로 무작정 PBR에 대한 신뢰를 보낼 순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HMC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의 분석에 따르면 PBR 1배 저평가종목으로는 포스코, 삼성증권, 롯데쇼핑 등이 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