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버냉키 의회 증언 앞두고 '관망'
- 골드만삭스, 트레이딩 수익 증가에 시장 전망치 상회
- 미국 주택지수, 7년여래 최고치로 '탄탄' 체력 확인
- Fed 조지 "QE 축소 시작해야"
[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소폭 밀리며 숨고르기를 보였다.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결과가 혼재된 데다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의회 증언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반적으로 거래를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16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0.21%, 32.33포인트 내린 1만 5451.93를 기록했고 S&P500지수는 0.37%, 6.25포인트 하락한 1676.25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0.25%, 8.99포인트 낮은 3598.50으로 후퇴했다.
이날 개장 전 발표된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다소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먼저 골드만삭스는 투자은행(IB) 부문과 채권, 외환, 원자재 등 트레이딩 부문에서 매출을 늘리면서 2분기 동안 19억 3000만 달러, 주당 3.70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았다.
이는 전년동기의 9억 6200만 달러, 주당 1.78달러 대비 두배 가까운 증가세로 시장 전망치인 주당 2.89달러 역시 크게 상회했다.
투자은행에서의 매출은 15억 5000만 달러까지 늘리며 1년전보다 29%의 성장을 보였다. 트레이딩 역시 채권과 외환, 원자재 부문에서12%, 주식 부문 9%의 실적 개선을 기록했다.
오펜하이머의 크리스 코토우스키 애널리스트는 "모든 것이 예상보다 양호했다"며 "이번 분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없다"고 분석했다.
또 존슨앤존슨(J&J)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38억 3000만 달러, 주당 1.33달러의 순익을 거두는 호조를 달성했다.
반면 세계 최대의 음료업체인 코카콜라가 전년대비 감소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카콜라는 2분기 순이익이 26억 8000만 달러, 주당 59센트를 기록해 전년동기의 27억 9000만 달러, 주당 61센트대비 4% 가량 부진한 수준에 머물렀다.
코카콜라의 머타 켄트 최고경영자(CEO)는 "기대치 이하의 실적은 글로벌 매크로 경제 환경과 이례적이었던 날씨의 영향에 따른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개선된 실적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미국의 산업생산은 제조업 생산 증가 영향으로 전월보다 0.3% 늘며 지난 2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부문별로는 제조업이 0.3% 증가하며 예상보다 크게 늘어났으며 광업부문도 0.8% 개선을 보였다. 기계생산도 1.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미국의 주택시장 회복세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주택시장지수가 7년래 최고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하지만 시장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버냉키 의장의 의회 증언에 대해 촉각을 기울이며 적극적으로 베팅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에스더 조지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해 내년 상반기 중 이를 종료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 다시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했다.
조지 총재는 "미국 경제 성장이 현재 예상되는 것보다 빠르게 나타난다면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보다 빠른 속도로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며 경제가 개선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통화 부양책을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S&P의 대부분 하위섹터들이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에너지주와 유틸리티주의 낙폭이 가장 벌어졌다.
KB홈, 톨 브라더스 등 주택관련 업체들은 지표 개선 소식에 각각 1.8%, 0.5% 수준의 상승을 보였고 이날 장 마감 후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 야후는 하락세로 방향을 돌렸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개선된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CLSA의 투자의견 하향 소식 등으로 1.5% 이상의 하락으로 마감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