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상승 여력… 자민당 압승 되레 악재 될 수도
[뉴스핌=김동호 기자]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눈치보기에 들어간 가운데 올 들어 가장 드라마틱한 상승세를 보였던 일본 증시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베노믹스'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잠시 주춤했던 일본 증시는 최근 들어 다시 반등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 닛케이225평균주가지수는 7% 이상 올랐다.
지난 주말 실시된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압승을 거두며 아베 총리의 정책 집행에 보다 힘이 실릴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의 유동성 공급과 이를 통한 엔화 약세 유지, 기업 경쟁력 강화 등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상승세를 지속 중인 일본 증시에서 언제 탈출(차익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EFG인터내셔널의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책임자인 허먼 오버딕은 "일본의 물가상승률이 일본은행(BOJ)의 목표치인 2%에 도달할 때 (일본 증시에서 탈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3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는 물가상승률을 높이기 위해 부양책을 실시할 것이고, 이번에는 그들이(일본 정부)이 성공할 것"이라며 "이는 엔화 약세와 주가 상승을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향후 12~18개월 동안 닛케이지수의 상승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며 "1만 8000~2만 1000엔 정도까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수준에서 23% 가량 상승 여력이 있는 수준이다.
[차트: 일본 닛케이지수 주봉, 기간 2012.11~2013.7] |
[차트: 엔/달러 환율, 기간 2012.11~2013.7] |
오버딕은 다만 "일본 정부가 물가상승률 2% 달성을 발표하는 순간이 오면, 그때는 시장의 투자심리가 매우 양호할 것"이라면서 "그 순간이 바로 보유한 모든 일본 자산을 매도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거둔 것이 오히려 일본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대다수 투자자들이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아베노믹스' 강화를 통한 일본의 경기회복을 예상하고 있는 반면 적절한 견제 세력이 없어진 일본 정부와 여당이 오히려 일본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조지 소로스 회장의 행보에 주목해야한다"며 "소로스 회장은 정치 상황에 대해 대다수의 투자자들과 다른 판단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특히 과거 소로스 회장의 투자 사례를 들며 아베 정부의 독단을 경계해야하며,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투자사인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의 소로스 회장은 과거 미국 국회가 민주당과 공화당으로 양분돼 있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의 회복을 전망했는데, 이러한 대립과 견제가 오히려 정부의 판단에 있어 적절한 긴장감을 주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만든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그가 이끄는 소로스펀드는 지난 5월 일본 증시 급락 직전 보유하고 있던 일본 주식을 대부분 처분하며 막대한 이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소로스펀드는 10억달러 이상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은 일본 증시 급락 이후 다시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로스펀드가 다시 일본 증시에 돌아왔으며, 대형 우량주부터 중형 성장주 등 다양한 일본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본 증시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둔 바 있는 소로스펀드가 다시 일본 주식을 보유함에 따라 이들의 차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25일 오전 9시 50분 현재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37.82엔(0.26%) 떨어진 1만 4693.46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