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현대·기아차가 상반기 해외 판매 호실적을 내면서 내수 부진을 만회한 가운데 내달 노조의 파업 유무가 하반기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9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지난주 마지막 교섭에서 사측은 노조의 모든 요구를 거부했다. 노조는 여름휴가 후 일괄제시를 요구한 가운데 사측이 이를 거부할 경우 파국에 돌입하기로 했다.
문용문 노조 지부장은 임단투 속보 16호를 통해 “충분한 논의와 검토는 끝났다. 조합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며 사측에 경고했다. 이어 “사측의 기만과 오만으로 무산된 이상 집행부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투쟁’이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이주는 국내 완성차 업체가 여름휴가 기간이어서 현대차 교섭은 내주에 재개될 예정이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26일 올해 임금협상을 기본급 9만2000원 인상과 격려금 400만원 및 성과급 600만원으로 마무리 했다. 쌍용차도 전날 기본급 8만5000원 인상에 그쳤고, 르노삼성차는 12일 기본급을 동결했다.
한국지엠의 경우 협상이 장기화될 전망이었으나 국내 경기 침체와 글로벌 리스크 등에 따라 노조가 상당 부분 양보했다는 평가다.
관련 업계는 하반기 완성차 업체의 내수 침체와 해외 판매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때문에 현대차 노사가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하반기 경영의 질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상반기 실적은 해외 판매가 견인했다. 현대차의 경우 매출이 오르면서 매출 원가도 올라 경영의 질은 떨어졌다. 국내 공장 가동률이 감소한 탓이다.
현대차는 상반기 ▲매출액 44조5505억원 ▲영업이익 4조2750억원 ▲당기순이익 4조611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는데도 영업이익은 7.7% 쪼그라들었다.
이와 관련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주말 특근거부 사태로 국내 공장 가동률이 저하되면서 매출 대비 원가의 비율이 작년 상반기 76.1%에서 올 상반기 77.5%로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도 영업이익이 20% 이상 감소하는 등 부진을 겪었다. 기아차는 상반기 ▲매출액 24조1974억원 ▲영업이익 1조8305억원 ▲세전이익 2조4399억원 ▲당기순이익 1조9648억원 등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사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면서 “신차의 품질 하락 및 출시 지연 등 부수적인 문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