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국채 수익률이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채권 버블이 터질 조짐이라는 경고가 고개를 들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채권 관련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장중 2.90%를 ‘터치’하며 3%선과의 거리를 바짝 좁혔다.
이와 별도로 시장 데이터 업체 트림탭스에 따르면 8월 이후 미국 채권 관련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200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691억달러가 유출,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운 데 이어 ‘팔자’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연준의 테이퍼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수록 채권시장의 자금 유출 역시 속도를 낼 것이라는 데 시장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로 연준이 자산 매입을 줄일 경우 ‘팔자’가 더 확대될 수 있고, 이 경우 국채 수익률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경고다.
트림탭스의 데이비드 산치 최고경영자는 “대규모 채권 펀드 상환과 국채 수익률의 가파른 상승세는 투자자들 사이에 커다란 걱정거리”라며 “부채 규모가 큰 만큼 국채 수익률 상승에 대한 경제 전반의 저항력이 지극히 약하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오는 21일 발표되는 연준의 회의 의사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의사록에서 QE 축소에 대한 작은 힌트라고 확인될 경우 단기적으로 국채 수익률이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채권시장의 적신호는 일본과 유럽에서도 켜졌다.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지난주 2bp 상승했다. 또 씨티그룹에 따르면 일본 회사채 디폴트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을 추종하는 지수가 95까지 올랐다.
유럽의 50개 투기등급 회사채의 CDS 프리미엄을 추종하는 마킷 아이트랙스 크로스오버 인덱스 역시 7.4bp 상승한 417bp를 기록해 지난달 17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벤치마크 국채 수익률 대비 정크본드 프리미엄은 10bp 뛴 392.85를 기록해 지난달 3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밖에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40개 투자등급 회사채 CDS 프리미엄을 반영하는 마킷 아이트랙스 아시아 인덱스는 지난 16일 4.5bp 상승해 지난달 25일 이후 최대폭으로 뛴 후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