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2분기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업계의 최대 관건은 스마트폰의 성장 속도였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도 '성장 정체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얘기들이 쏟아졌다. 스마트폰에 우려섞인 시각이 쏠린 반면 반도체는 호황의 시작이었다. 반도체 실적을 가르는 핵심 관건 역시 '모바일'이 됐다. PC 수요가 줄고 이를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이 대체하고 있는 상황인 가운데 모바일 비즈니스의 성장은 반도체로서는 호재와 악재가 섞여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IM(IT & Mobile communications)부문은 2분기에 매출액 35조5400억원, 영업이익 6조28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7600만대 수준이다. 6분기 연속 1위이자 7000만대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시장 분위기는 차가웠다. 문제는 성장 속도다. 가파른 성장세를 이끌었던 스마트폰, 특히 삼성전자가 집중해왔던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성장세 둔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들이 잇따라 나왔기 때문이다. 수익성은 이미 악화되기 시작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IM부문의 매출액은 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 감소했다.
스마트폰 비즈니스에서 LG전자는 삼성전자와 입장이 다소 다르다. LG전자 스마트폰에서 사상 최대 실적으로 기록했다. 2분기 LG전자의 MC(Mobile Communications) 사업본부는 3조1231억원의 매출, 6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G전자는 2분기 121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분기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LG전자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전분기 3.7%에서 5.1%로 끌어올리며 3위를 지켰다. 판매량과 점유율이 각각 전년동기대비 108.6%와 1.3%포인트 상승했다. ZTE, 화웨이 등 중국업체들의 점유율도 상승했지만 LG전자가 더 앞섰다.
2분기 스마트폰 실적이 나쁘지는 않지만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1등, 2등은 정해져 있고 이들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3위 경쟁을 하는 처지다. 게다가 LG전자가 추구하는 섹터 역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프리미엄급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3위 경쟁을 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은 무섭게 따라오고 있다. 저가폰들과 프리미엄폰의 하드웨어 스펙 차이가 크지 않다면 소비자들이 이제 저가폰을 선택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LG전자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스마트폰과 긴밀하게 연결된 비즈니스인 반도체는 2분기에 호황을 누렸다. 수년간에 걸쳐왔던 치킨게임에서 승자가 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전망은 밝다.
삼성전자는 2분기 반도체에서 매출 8조6800억 원, 영업이익 1조7600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1%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64% 증가했다.
작년 말 0.83달러였던 D램(DDR3 2Gb 1333Mhz) 가격이 7월 들어 1.58달러대까지 치솟았다.
SK하이닉스가 특히 승자의 혜택을 고스란히 누렸다. SK하이닉스는 2분기에 회사가 생긴 이후 가장 많은 1조1140억 원을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익률 28.3%로 업계 1위인 삼성전자(20.3%)를 앞지르기도 했다.
원인은 예상치 못했던 PC용 D램 가격의 급등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업체들은 기존 PC용 생산라인을 모바일로 공격적으로 전환했다. 여기서 수급불균형이 발생했다. PC D램의 공급부족이 생기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전체 D램 중 모바일 D램 비중은 삼성전자가 42%, 엘피다가 35%, SK하이닉스가 24%를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