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10월 경제전망, 예상경로 유지될 듯
미국과 중국경제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경제도 바닥을 치고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정책당국자들의 발언과 지표들이 잇따르고 있다. 반면 엔저와 가계부채, 부동산경기 침체 등 안팎의 잠재리스크와 지표들을 볼 때 아직 본격적인 성장기로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박근혜정부는 추경 등 재정을 중심으로 경제성장률을 잠재성장률 수준인 4%대로 끌어올리겠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뉴스핌은 재정과 금융, 산업, 부동산 등의 다양한 지표를 통해 한국경제가 당면한 현실과 과제를 살펴보고 성장률 제고를 위한 전문가들의 제언을 듣는 기획을 마련했다.[편집자주]
[뉴스핌=이에라 김선엽 기자] "4분기 성장이 급락한다고 보기 어렵다.", "성장세가 당초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고 경로를 추적해 가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열린 기자설명회를 통해 향후 경기회복세에 대한 자신감을 강하게 피력했다.
이에 다음 달로 예정된 한은의 성장률 전망도 지난 7월 전망과 비교할 때 성장경로에 있어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 7월 전망 당시 한은은 2분기 이후 전기 대비 성장률이 1%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지난 5일 발표된 2분기 GDP 성장률은 1.1%를 기록하며 오히려 전망치를 웃돌았다.
3분기와 4분기의 전기비 성장률 수치가 2분기 기저효과로 다소 낮아질 수 있으나 성장 수준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 '고유가와 저환율', 한은이 짚은 하방 리스크
한은의 예상경로가 10월 전망에서 유지되는 가운데서도 새롭게 주목 받는 리스크는 두 가지다. 첫째는 국제유가의 상승 가능성, 또 하나는 예상을 하회하는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이다.
8월 이후 국제유가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의 영향으로 상승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
그러나 7월 이후 국제유가 상승폭이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이에 이달 13일(현지시간) WTI와 브렌트유 10월물은 배럴당 각각 108.21달러, 112.78달러를 기록했다.
한은 조사국 박양수 계량모형부장은 "배럴당 99달러를 예상했는데 현재로서는 그보다 조금 높다"며 "계속 이렇게 가면 경기의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원화와 엔화의 변동 추이. 7월 들어 엔화약세는 주춤하고 원화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출처:CheckExpert> |
원화 강세는 우리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긍정적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지만 글로벌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본다면 경기회복의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양수 부장은 "우리나라로 돈이 들어오면서 경기를 부양시키는 측면이 있지만 환율로 보면 약간 경기를 누르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 엔저 둔화는 경기 상방 리스크
한은이 고려하는 경기의 상방 리스크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이 아베노믹스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달러/엔 환율은 16일 현재 달러당 98.89엔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5월 한 때 103엔까지 치솟으며 110엔 상향돌파 전망까지 제기됐던 것을 고려하면 '엔저'는 속도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고공행진을 펼치던 니케이지수가 6월 이후 주춤하는 사이 우리 증시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 기준 2000을 돌파한 상태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까지 일본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았지만 하반기에는 적정 수준으로 돌아와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 편입비율을 늘리고 있다"며 "한은, 통계청 등의 데이터상으로 볼 때 경기 상황이 이미 저점을 통과한 상황이라고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방심할 수 없는 테이퍼링 이슈
한편 코앞으로 다가온 미국 테이퍼링도 중요 변수다. 현재 국제금융시장이 테이퍼링 이슈를 선반영하고 있고 우리경제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펀더멘털을 방패막이 삼아 버티고 있지만 방심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선진국 경기의 회복속도보다 출구전략 이슈가 부각될 경우, 우리를 포함한 신흥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을 수 있고 이는 실물경기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 조사국 신운 국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물과 금융의 연계가 강해졌다"며 "시작되지도 않은 테이퍼링의 가능성 만으로도 인도 등이 불안을 겪고 있듯이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면 실물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한은 조사국 이재랑 조사총괄팀장은 "신흥시장이 불안을 겪을 경우 수출 경로를 통해서 우리 경제의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