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첫 단추를 잘못 끼운 탓일까.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 내에 답답한 기류가 다시 형성되고 있다. 국회 정부조직법 협상지연으로 새 정부출범 보다 한달이나 지각출범한 미래부가 또 다시 암초에 부딪힌 모양새다.
박근혜정부의 핵심정책인 창조경제의 골격을 만드는 미래부가 또 다시 인사지연과 세종시 이전이라는 복병을 만나 시름하고 있다.
최근에 가장 미래부를 뒤흔든 이슈는 세종시 이전이다. 늦게 출발한 만큼 최대한 조직안정화를 통해 창조경제 정책을 고민하던 미래부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파장을 던졌다.
심지어 일부 공무원 사이에서는 "이제 겨우 조직이 안정화되고 정책에 집중하는 시점에 세종시 이전이 불거졌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조직 안정화에 집중했던 미래부 입장에서는 찬물을 끼얹는 분위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부의 핵심정책을 이끌고 있는 고위급(국장이상) 승진인사가 청와대의 확답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어수선하다. 당초 미래부의 고위급 인사는 지난 12일 직제개정 안 때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미뤄졌다. 이어 추석연휴 직전에 다시 인사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또 다시 지연됐고 현재까지 청와대는 묵묵부답이다. 청와대 인사 검증이 끝나지 않은 탓이다. 최대한 빨리 고위급 인사를 단행, 업무지속성을 확보하면서 조만간 시작될 국정감사를 준비하려던 미래부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상황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미래부의 실국장급 인사가 이렇게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어 답답하다"고 전했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미래부에 미래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 배경에는 중요한 시점 마다 추진동력을 상실케 하는 요인 때문이다.
정부부처 내에서도 미래부를 견제하거나 비협조적인 사례도 눈에 띈다. 미래부가 창조경제 정책을 짜기 위해서는 적정한 인력수혈과 예산확보가 필요하나 상황은 여의치 않다. 인력과 예산의 키(key)를 쥐고 있는 안전행정부와 기획재정부 등 타부처간 협의과정이 만만치 않다는 후문이다.
사실 미래부는 박근혜정부의 핵심부처이나 여러 험로를 통해 늦게 출발했다. 김종훈 장관 내정자의 자신사퇴로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이어 최문기 장관이 낙점됐으나 인사청문심사 경과보고서 채택이 야당의 반발로 불발되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미래부는 박근혜정부의 핵심정책인 창조경제의 밑그림과 정책발굴에 집중했다. 미래부 출범 몇개월만에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며 창조경제 정책을 구체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물론 지금까지 결과물은 썩 만족스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이러한 책임을 미래부에 탓으로 돌리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