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공화당이 디폴트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임시방편 마련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데 따라 뉴욕증시가 폭등했다.
냉각 조짐을 보였던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전한 것으로 보이지만 워싱턴과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출처:AP/뉴시스) |
10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예탁청산기관인 DTCC에 따르면 미국 국채의 디폴트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신용부도스왑(CDS) 체결 규모가 지난주 34억달러에서 36억달러로 늘어났다.
UBS 글로벌 애셋 매니지먼트는 미국 국채의 디폴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헤지하기 위한 옵션 거래를 체결했다.
UBS는 2년 만기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풋옵션을 매입하는 한편 독일 2년물 국채에 대한 풋옵션을 매도했다.
이와 관련,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원치 않는 상황이 현실화될 경우에 대비한 방어 전략이라고 전했다.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투자자들의 신뢰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채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날 JP 모간은 프라이빗 뱅크의 고객들이 단기물을 중심으로 국채를 처분하고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뮤추얼펀드협회의 폴 스콧 스티븐스 대표는 “미국 정부가 채무 원리금 상환을 단 며칠만 지연하더라도 투자자들은 전례 없는 교훈을 얻게 될 것”이라며 “국채가 현금보다 나을 것이 없다는 결론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스탠더드 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앤드류 멀리건 글로벌 전략 헤드는 “미국 자산시장에서 확실성과 안전성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며 “투자자들이 현금을 묻을 만한 다른 자산을 찾는 데 혈안”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중국이 금 현물을 대량 매입한 것도 외환보유액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미국 국채 및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상황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얘기다.
올들어 지난 8월까지 중국은 861.40톤의 금 현물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필립 퓨처스의 조이스 루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금 매입을 늘린 것은 가격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 외에 달러화 자산 비중이 높은 외환보유액의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리커창 중국 총리는 미국의 연방정부 폐쇄 사태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데 이어 이날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워싱턴의 정치적 대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채한도 증액 시한이 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은 부채한도를 단기 증액하는 방안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제시하기로 했다.
공화당은 예산 삭감 없이 부채한도를 12월 초까지 6주 분을 임시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측도 공화당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자 일단 디폴트 리스크를 피하고, 추가 협상을 위한 시간을 벌자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