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때마다 관리보다 새로운 수익원 발굴 주력
[뉴스핌=한기진 기자]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은 위기를 맞을 때마다 항상 새로운 먹거리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금융맨 경력 30여년 동안 CEO(최고경영자)로서 10여 년의 출발점은 언제나 위기였다. 그때마다 직원을 정리해고 사업을 축소하는 ‘관리형’ 대신 신규 수익원을 찾는 ‘공격형’ 경영을 보여줬다.
처음으로 CEO가 된 2001년 7월 한불종합금융이 그랬다. 당시 한불종금은 3년 연속 적자(1999년 592억원, 2000년 957억원, 2001년 439억원)로 자본금 부분잠식상태였다. 자칫 곧 문을 닫을 위기였다. 게다가 종금업 자체가 외환위기를 불러온 주범으로 지목되며 내리막을 걷고 있어 회생 기회를 찾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김기범 사장은 취임하자 마자 과감히 부실을 정리하고 새 출발을 모색했다.
처음으로 내놓은 경영전략이 4년간 노력해 부실채권 0%의 ‘클린 북(clean book)’을 만들겠다는 것. 김 사장은 강력한 드라이브로 3년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 또 소액주주의 반발에도 10:1 이란 대규모 감자를 감행, 감자차익으로 누적결손 전액을 상각하고 잉여금 100여억원 무상증자에 사용했다.
단기 실적을 노렸다면 과감히 할 수 있는 전략이 아니다. 그는 당시 기자에게 “신규 우량 자산과 새로운 사업을 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산을 기초로 한 기존 종금업무 외에 수수료를 얻기 위한 영업(투자은행업무, 자산운용업무, 펀드판매영업 등)을 추가로 도입해 두 업무영역을 연계함으로써 수익원을 다양화시키는 데 주력했다.
CEO 임기 마지막 해인 2006년까지 대손충당금을 400억원 가량 설정할 정도로 취임 시 생각했던 경영계획을 밀어붙였다. 그는 주주들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연임에 성공했다. 2007년 메리츠종금증권 CEO로 영전하기 직전 3년간 한불종금은 흑자로 돌아섰고 자기자본도 취임 당시 16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었다.
극심한 불황에 빠진 증권업 돌파구에 대해 김기범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났을 때 “국내 시장은 어려워 해외 진출에서 수익을 얻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지난 6월말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으로부터 현지 최대 온라인 증권사인 이트레이딩증권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인도네이사 현지법인으로 격상시켰다.
또 몽골 현지법인도 개설해 몽골 골럼트은행이 발행한 달러표시 양도성예금증서(CD)를 상품화해 국내에 선보였다.
김 사장은 “대우증권과 산은지주의 글로벌 역량을 한데 모은 것이 몽골채권으로 미국 달러화로 발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환율 안정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부가가치를 10년안에 경제의 10%까지 높이는 일명 '10·10 밸류업(Value up)'을 제안했다. 이를 위한 핵심적인 과제로 해외진출을 꼽았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금융선진국들과의 경쟁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해야한다는 것. 국제통인 김기범 사장의 비전과 통하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