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원에 135km 주행...충전소 확대 및 비좁은 트렁크 지적도
[제주 뉴스핌=김기락 기자] 르노삼성차가 100% 전기차인 SM3 Z.E.를 통해 국내 자동차 산업에 변화를 주고 있다. 제주도와 창원시의 관용 보급은 물론 최근 일반인에게 탈 수 있는 1호차를 전달한 만큼 전기차 보급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이달 초 프랑스 파리의 르노 전기차 체험센터를 방문해 “한국 기업의 배터리 개발 기술과 르노의 자동차 생산 기술이 합쳐진 전기차 개발은 ‘창조경제’의 좋은 사례”라고 말하는 등 전기차 시대가 빠르게 다가온 것이다.
13일 제주에서 타본 SM3 Z.E.는 이 같은 전기차 시대를 체감하기에 충분했다. 아직까지 주행거리가 135km, 최고속도는 시속 135km에 불과하지만 전기차의 가능성은 확실하다는 판단이다. 전기차 전 단계인 하이브리드차와 비교해도 경쟁력은 확실하다.
SM3 Z.E.는 기름을 전혀 넣지 않는 전기차다. 때문에 전기로 충전해서 동력을 얻는다. 휴대폰 충전하는 것과 같이 전기를 쓰는 것이다.
운전석 올라 시동버튼을 눌러도 전혀 소리가 나지 않는다. 전자 제품의 전원을 켜는 느낌이 들 정도다. 소음과 진동이 없다보니 시속 30km 미만에서는 보행자 안전을 위해 인위적인 소리를 낸다.
자동차가 아니라 장난감 같다. 어렸을 때 갖고 놀던 RC(리모트 콘트롤)카와 원리가 동일하다. 배터리가 크기 때문에 운전자가 손쉽게 교환하지 못할 뿐이다.
중문을 출발하자마자 언덕길이 이어졌다. 전기차의 특성은 가속페달을 밟는 즉시 전기모터의 힘을 100% 낼 수 있다는 것. 성인 3명이 타고도 순간적인 힘이 대단하다.
속도를 높여도 전기모터의 ‘쌩쌩’거리는 소리 외에는 따분할 정도로 조용하다. 이로 인해 속도감을 느끼기도 어렵다. 시속 60km 때와 시속 120km 소음 차이가 극히 작다.
곳곳에 공사구간을 지나 쭉 뻗은 도로에서 가속페달을 짓밟으니 시속 138km에서 속도계 바늘이 멈췄다. 힘은 충분하지만 배터리 효율과 안전성을 고려한 결과다.
내리막길에서는 스스로 에너지를 만든다. 바퀴의 회전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시켜 배터리를 충전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최신형 자동차가 흔히 쓰는 방식이다.
SM3 Z.E. 경제성은 하이브리드차 보다 뛰어나다.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SM3 Z.E.는 약 2200원 어치 전기를 충전하면 약 135km 주행이 가능하다. 휘발유와 경유 등 내연기관의 자동차로는 꿈도 꾸지 못할 만하다. 하이브리드차도 마찬가지다.
다만 전기차 보급을 위해 해야할 숙제도 적잖다. 택시의 경우 연료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지만 주행거리가 많은 만큼 충전 장소, 비좁은 트렁크 공간이 단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는 내년 SM3 Z.E. 전기차 4000대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중 80% 택시와 카쉐어링, 법인·관공서 10%, 민간 10%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르노삼성차는 제주에 ‘퀵드롭’ 방식의 배터리 교환시설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말 그대로 SM3 Z,E, 뒷좌석과 트렁크 사이에 달린 배터리를 빠르게 교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제주에서 시연한 퀵드롭은 차를 올려 배터리 교환 전용 기계를 이용해 배터리를 탈착했다. 르노삼성차 전기차 프로젝트 총괄 송응석 상무는 “배터리 교환 시간은 총 8분 전후”라며 “향후 배터리 교환 방식이 완전 자동화될 경우 소요 시간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충전기를 사용하면 3~4시간이면 충전이 완료된다. RF카드 대고 승인요청, 승인되면 플러그를 꽂아 충전하면 된다. 제주에는 완속 충전기 328개, 30분만에 충전할 수 있는 급속 충전기가 60개 보급된 상태다.
박동훈 르노삼성차 부사장은 “SM3 Z.E.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라며 “국내 협력업체들과의 끈끈한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한 차”라고 말했다.
SM3 Z.E.는 연료비 절감 목적이 가장 우선되는 관공서 및 카세어링 등 단체에는 훌륭한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출퇴근 거리가 짧은 사람에게도 효용성이 매우 클 것 같다. 주말에 여행을 가거나, 장거리를 간다면 충전소 위치를 미리 파악해야겠지만...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