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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 1년] 경제·금융지표 확연히 개선, 지속성장은 '과제'

기사입력 : 2013년11월14일 16:43

최종수정 : 2013년11월14일 16:43

규제개혁 등 '삐걱', 투자와 임금 동시에 높여야

[뉴스핌=우동환 기자] 일본 자민당이 정권이 출범 후 야심 차게 추진한 '아베노믹스'가 1주년을 맞으면서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를 고려하면 초기 단계는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실현 방안과 재정 건전성 노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도전 과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4일 일본 내각부는 올해 3분기(7~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전분기 대비 0.5%, 연율로는 1.9%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연율로 1.7%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지만 3.8% 성장했던 지난 2분기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이다.

직전분기에 비해 경제 성장세가 반 토막이 나면서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둔화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그동안 일본이 경기 부양책이 경제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은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일본 GDP 구성 비교표,출처:IMF>

◆아베노믹스 1년…일본 경제지표 개선 '뚜렷'

아베노믹스 1주년을 맞아 집계한 통계 자료를 보면 대부분의 경제 지표가 개선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가 중의원 해산을 발표하기 전 일본의 2분기 실질 GDP는 연율로 3.5% 위축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2분기 일본의 경제는 3.8 성장세를 기록해 빠른 회복세를 시사한 바 있다. 일본은행이 집계한 대기업 업황 기대 지수인 단칸지수 역시 지난해 2분기 마이너스 3을 기록했지만, 올해 2분기에는 플러스 12로 전환했다.

물가 상승률 역시 일본은행과 정부의 기대대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9월 99.8로 전년동월대비 0.1%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9월에는 100.5로 0.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 생산 측면에서는 광공업생산지수가 9월 기준으로 1년 전 94.0에서 98.5로 상승했으며 핵심기계수주 규모도 지난해 10월 7083억 엔 규모에서 올해 8월 8193억 엔으로 증가했다.

고용시장 역시 1년 전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의 완전 실업률은 지난해 9월 4.3% 수준이었지만 올해 9월에는 4.0%로 낮아졌다.

특히 소비와 관련된 지표의 개선세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9월 10조 6730억 엔 규모였던 상업판매 규모는 1년 후 11조엔 규모로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가계소비지출은 26만 6705엔에서 28만 692엔으로 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증시 및 환율 추세, 출처:IMF>

◆ 일본 금융시장 단기 '환호' 이후 박스권

아베노믹스가 일본의 주식 및 외환 시장에 미친 영향은 이보다 더 눈길을 끌고 있다.

중의원 해산 후 1년이 흐른 지난 8일 기준으로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62.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미국 증시는 24% 상승했으며 독일은 27.8%, 중국은 3.6%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토픽스 30에 편입된 종목 가운데서는 소프트뱅크의 주가가 무려 164.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파나소닉과 노무라도 15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처럼 일본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한 배경으로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규모로 증시에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도쿄증권거래소의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11월 이후 일본 주식 시장에서 약 12조 7500만 엔(137조 원) 상당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노믹스의 효과는 엔화의 절하폭에서도 드러난다.

노다 전 총리의 중의원 해산 발언이 나오기 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79.90엔 수준에서 거래됐지만, 지난 5월 중순 101엔까지 상승한 후 아베 총리의 소비세 인상 발언이 나온 10월 1일에는 97. 92엔 수준에서 거래됐다. 

엔화의 가치가 1년 전에 비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주요 수출 기업들은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등 수혜를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의 국채 금리는 시장의 우려와는 다르게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점도 아베 정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해 11월 14일 0.750% 수준에서 소비세 인상 발표된 지난 10월 1일에는 0.660%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남아있는 도전 과제…지속 가능한 성장

앞서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아베노믹스에 대한 중간 평가 컨퍼런스를 통해 아시아의 자본 유출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한 바 있다. 

당시 아눕 싱 IMF 아시아태평양 책임자는 "올해 상반기 일본 경제가 재정 지출과 민간 소비 활성화에 힘입어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긍정적으로 말했다. 또한 "최근 몇 개월간 소비자물가가 상승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올라가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최근 소비세 인상 결정은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일본의 높은 부채 수준을 고려할 때 정부의 재정 개혁 노력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수 확보를 위해 소비세를 인상했지만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들 경우 내수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성장정책 중 하나인 임금 인상 및 투자 활성화 방안의 성패 여부도 일본 정부의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전문가들 역시 아베노믹스가 가진 불확실성에 대해 비슷한 견해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10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올해 3분기 일본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신흥시장의 수요 부진이 아베노믹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 정부가 성장동력을 내수에서 찾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최근 몇 개월 간 신흥시장이 동요하면서 수출이 급감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올해 초 의회를 통과한 부양책으로 기반시설에 대한 대규모 지출이 이뤄졌다는 점도 이번 성장률 지표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BNP파리바의 코노 류타로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이 약해지면 정부는 지출을 통해 경제를 부양하려 한다"면서 "이런 패턴을 끊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일본의 개인 소비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년 4월 소비세 인상을 의식한 반짝 효과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가 기업들의 임금 인상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소비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경고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재계의 반대로 인해 아베 내각의 임금 인상 정책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법인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만 재계는 임금 협상은 정부가 나설 일이 아니라며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베노믹스 성장정책의 핵심 중 하나인 규제 개혁과 관련된 논의도 삐걱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아베 내각의 산업경쟁력 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회장은 일부 의약품의 온라인 판매를 허가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발표에 대해 규제 개혁 의지가 후퇴하고 있다면서 정면으로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아베노믹스의 성장정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여성의 노동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에 갈수록 힘이 실리고 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폴 시어드는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아베노믹스의 성장 전략은 여성 인구의 사회 참여에 맞춰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노동인구 감소를 고려할 때 이민의 활성화와 함께 출산율 재고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위해 여성의 사회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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