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연간 1조원 공사비 절감..주택공급에 기금투자 길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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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는 향후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을 분양과 임대에 다양하게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아울러 임대주택 공급을 전담하고 있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약 1조원의 부채를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임대주택 뿐 아니라 분양, 매입 등 여러 주택을 공급하는 데에도 주택기금의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대리츠, 연간 최대 1조원 부채 줄여
주택기금 임대주택 리츠는 10년 후 분양 전환 공공임대 아파트를 짓는 데 투자한다.
임대 리츠가 맡을 사업은 연간 최대 1만가구 규모다. LH가 짓는 임대주택 7만 가구 가운데 10년 공공임대 주택이 최대 1만가구라서다.
10년 분양전환 임대주택을 리츠의 투자자금으로 건설하면 LH는 연간 최대 1조원의 건설비를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 임대 리츠는 주택기금과 재무적 투자자의 자본금으로 구성된다. LH는 공공임대를 지을 토지를 출자해 리츠에 참여한다.
보통 아파트 건설비용은 땅값 40%, 건물 공사비 60%로 구성된다. 전체 사업비의 약 20%는 공공임대 입주자의 보증금으로 메운다. 따라서 토지를 현물 출자하는 LH는 홀로 공공임대를 지을 때보다 약 40%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수도권 택지지구 공공임대주택 60~85㎡의 분양가를 평균 2억5000만원으로 볼 때 1억원 가량을 절감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LH는 연간 최대 1만 가구 공공임대를 짓는데 들어가는 공사비 1조원을 줄일 수 있다. LH의 1년 사업비 예산이 20조원임을 감안하면 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LH, 임대 리츠發 '주택기금 리츠' 확산 기대
10년 분양전환 임대주택을 리츠 투자금으로 건설하면 LH는 이들 임대주택을 짓는 데 빚(회사채)을 끌어다 쓰지 않을 수 있다. 간접적으로 LH 부채 해소에 도움이 된다.
더불어 임대주택 뿐 아니라 분양주택 건설에도 리츠 투자 활성화가 기대된다.
LH는 공공분양 아파트에 투자하는 '주택개발 리츠'와 하우스 푸어(과도한 빚을 내 집을 산 사람)의 집을 매입해 임대하는 '희망임대주택 리츠'를 최근 도입했다.
LH 관계자는 "공공분양이나 매입임대사업 처럼 공익성과 수익성을 함께 갖고 있는 사업은 리츠를 만들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 됐다"며 "주거복지 사업을 민간에도 개방한다는 측면과 함께 LH가 자금 부담을 덜고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 뿐 아니라 분양주택도 LH 자금 대신 외부 투자금으로 지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LH는 금융성 부채 가운데 40%를 차지하는 주택기금 융자를 줄일 수 있다. LH의 금융성 채무 107조원 가운데 주택기금 융자는 40%에 가까운 38조원에 달한다.
LH 관계자는 "이번 리츠를 계기로 다양한 부동산 간접 투자상품을 택지와 아파트 건설에 도입할 수 있게 될 것을 기대한다"며 "이렇게 만들어진 부동산 간접 투자상품에 주택기금이 참여해 안정성을 높이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LH는 지난해부터 공공분양과 일반 매입임대, 하우스 푸어 주택 매입임대에 리츠를 활용하고 있다.
LH는 지난해 10월 분양한 전체 786억원 규모 경기 의정부 민락2지구 B-8블록 공공분양사업에 대우건설, 우리투자증권, LIG 투자증권과 함께 주택개발 리츠를 만들었다.
이어 LH는 경기 하남시 미사지구 27블록 공공분양 택지에서 땅을 제공하고 주택은 민간 건설사가 짓는 '지주공동사업' 방식을 도입했다.
이어 LH는 올해 들어 하우스 푸어의 주택을 매입하는 리츠를 개발했고 연간 4만 가구에 달하는 매입임대사업에 대해서도 임대 리츠를 도입할 방침이다.
LH는 이번 주택기금의 임대리츠 투자를 계기로 다른 주택사업에도 기금의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단 공공임대 사업을 대상으로 리츠 구상안을 내놨지만 매입 임대사업에 대해서도 기금이 참여하는 리츠 구성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