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과 소아암 환아들의 항암치료 종결을 축하하는 파티가 지난 27일 오후 정몽구 재단 주최로 서초구 카톨릭 성모병원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몽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건강을 회복한 예은(가명)이도 참가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사진 = 정몽구 재단 제공) |
건강을 완전히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지만, 파티에 참석한 환아들의 표정은 밝았다. 치료의 최대관문인 항암치료를 이겨낸 데 대한 기쁨과 완치에 대한 희망이 표정에서 묻어났다.
6살 여자 아이인 예은(가명)이도 다른 환아들과 섞여 밝게 웃고 있었다. 2011년 10월 재생불량성빈혈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온 예은이는 조혈모세포이식 등 항암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해 이날 잔치에 참석했다.
2년여에 걸친 기나긴 치료과정을 이겨내고 건강을 되찾아 가고 있는 예은이지만,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빠의 잦은 이직으로 형편이 넉넉치 않았던 예은이 가족은 치료 초기부터 빚을 내 병원비와 치료비를 충당할 수밖에 없었고, 치료가 길어지면서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소아암ㆍ백혈병 어린이에 최대 2000만원 지원..7100명 혜택
자칫 치료를 중단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 이 때 예은이 가족에게 희망을 가져다 준 것이 현대차 정몽구재단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출연한 사재를 기반으로 설립된 정몽구 재단은 성모병원과 서울대병원, 연세대의료원 등 3개 대학병원과 함께 소아암, 백혈병, 심장병, 희귀난치질환을 앓고 있는 아동 및 청소년의 치료비를 지원하는 ‘온드림 어린이희망의료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원 대상자는 의료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세대 및 저소득층 자녀로, 1인당 최고 2000만원까지 의료비가 제공된다. 특히 재단은 질병치료는 물론 재활 및 사회복귀까지 전 과정에 걸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소아암과 백혈병, 희귀난치질환의 경우 긴 투병기간으로 인해 본인과 가족들이 학업 등 사회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점을 고래해 힐링캠프, 쉼터운영, 문화예술 심리치료 교육 등 환아의 재활과 사회적응을 돕는 다양한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3년간 약 500명의 저소득층 어린이들이 의료비 지원을 받는 것을 비롯해 재활 및 사회적응 프로그램을 통해 총 7100여명이 혜택을 받게 된다.
예은이도 재단으로부터 850여만원을 지원받아 치료를 계속할 수 있었고, 얼마 전 의료진으로부터 완치가 임박했다는 소견을 받았다.
예은이 엄마는 “2011년 뇌출혈의 위험을 듣고 자반증을 보이는 6살 딸아이를 안고 종합병원 응급실로 향할 때부터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부모로써 무력감과 슬픔에 답답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며 “정몽구 재단에서 경제적 부담을 덜어줘 치료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여고생 재영(17ㆍ가명)이도 정몽구재단의 도움으로 희망을 찾았다. 올 1월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재선이는 조혈모세포 이식 이후 예상치 못한 합병증으로 치료비 부담이 늘어나 곤경에 처했다.
재영이의 아빠는 과학사(12평)을 운영했지만 수입이 일정치 않았고, 화장품 판매직으로 생계비를 벌어온 엄마 마저 간병에 매달리며 형편은 더욱 어려워졌다.
이에 재영이 가족은 정몽구 재단을 찾아 어려움을 호소했고, 결국 1000여만원을 지원받아 치료에 집중할 수 있었다.
정몽구재단 유영학 이사장은 이날 잔치에 참가해 “어린 나이에 시련을 당한 환아들은 물론, 사랑하는 자녀의 투병을 옆에서 지켜보고 계신 부모님들 또한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저희 재단도 오늘 참석한 어린이들이 모두 완쾌될 수 있도록 힘껏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조손가정 및 다문화가정에도 의료혜택정몽구 재단은 조손가정, 외국인근로자, 다문화가정, 노숙인 등을 대상으로 외래진료 및 입원비 일부를 지원하는 희망진료센터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 외국인 여성이 서울대병원을 찾아 아기의 진료를 받고 있다.(사진 = 정몽구재단 제공)
정몽구 재단은 대한적십자사, 서울대학교병원과 희망진료센터(서울적십자병원 소재)를 열어 의료소외계층 지원 사업도 펼치고 있다.
희망진료센터는 조손가정, 외국인 근로자, 다문화가정 등 의료 혜택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의료소외층을 대상으로 진료를 실시하며 연간 2만2000여명이 지원을 받게 된다.
각 지역 보건(지)소, 다문화가정 관계기관, 서울대학교병원, 각 지역 적십자사 등에서 진료가 필요한 의료소외층 환자를 의뢰하면, ‘희망진료센터’에서 대상자에 대해 외래 진료와 입원 진료 등의 2차 진료를 제공한다.
특히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할 진료비 중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항목을 일부 지원해, 의료비 부담으로 의료 혜택을 받지 못했던 소외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정몽구 회장 8500억 사재 출연..저소득층 지원ㆍ인재육성 가속도정몽구재단은 해외에서도 다양한 나눔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실명예방 의료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는 아프리카 말라위 지역의 어린이들.(사진 = 정몽구재단 제공)
정몽구 재단은 2007년 설립돼 현재 '저소득층 지원'과 '인재육성'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당초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재단은 2011년 정몽구 회장이 사재 5000억원을 추가 출연하면서 정몽구재단으로 이름을 바꿨다. 정 회장은 2007년 600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6500억원을 출연했으며, 올 7월에는 2000억원 규모의 이노션 주식 20%를 추가로 내놓은 바 있다.
재단은 올 겨울 저소득 가구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100억원을 투입해 2만 가구에 기초생활 필수 품목인 쌀과 난방을 제공하는 등 저소득층 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또 정몽구 회장의 인재 육성 의지에 따라 인재 육성 종합 브랜드 '온드림스쿨'을 발표하고, 저소득층 및 농어촌 초∙중∙고생 창의 인성 프로젝트, 미래인재 장학금 지원, 대학생 장학금 지원 및 학자금 대출 지원 등을 진행했다.
청년 사회적기업가 육성, 어린이 희귀질환 지원, 다문화가정 교육지원, 북한이탈주민 지원 등 소회계층을 위한 사회복지사업도 활발하다.
해외에서는 캄보디아, 몽골, 네팔, 인도, 말라위 등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의료지원 사업을 펼치고있다.
정몽구 재단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은 소외계층과 함께하는 나눔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지니고 있다”면서 “저소득층 지원 및 인재육성을 위한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