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김학선 기자>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탈세 및 횡령 혐의 결심공판에서 말한 최후 진술 중 일부다. 그는 결국 이날 최후 진술 도중 눈물을 보였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용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 회장은 오후 4시께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입장했다. 그는 이날 신장수술로 인해 악화된 건강상태에도 불구하고 직접 피의자 신문에 참석해 검찰과 변호인 측의 질의에 담담한 어조로 진술했다.
특히 그는 최후 진술에서 CJ그룹에 대한 애착과 삼성그룹 장자의 애환을 단편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깨끗하고 모범적이어할 지도층의 한 사람으로서 모든분과 CJ 가족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한 이후 앞만 보고 달려온 18년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밤낮으로 일만했던 세월과 삼성가 장손으로서 모태인 제일제당을 지키려는 절박감, 그룹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가족사적 환경을 아시겠지만 저는 삼성그룹 장손임에도 항상 경영권을 위협받아왔다”며 “계열분리 이후 제일제당의 경영권 위협이 최대 현안이었고 이번 사안도 무관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부인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경영철학을 언급했다.
이 회장은 “사업을 하면서 선대 회장의 유지인 ‘사업보국’과 ‘인재제일’ 정신 계승, ‘모범적인 경영’ 등을 목표로 삼아왔다”며 “과거 관행을 개혁하고 투명화를 추진했지만 더 깨끗하고 더 철저하게 조직을 탈바꿈시키지도 못했다. 이 점에 대해 크게 후회하고 자존심도 큰 상처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CJ의 미래형 문화콘텐츠사업, 글로벌 생활문화서비스사업은 국가의 미래 먹거리이며, 젊은 이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해줄 수 있는 사업”이라며 “아직 미완인 이 사업들을 궤도에 올림으로써 국가와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CJ를 위해 개인시간도 포기한 채 열심히 일한 임직원들이 저로 인해 이 법정에 함께 있다”며 “저한테 책임을 묻고 이 분들은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어달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많은 시간이 남지 않은 제한적인 제 건강상태를 고려해 법이 허용하는 관용을 베풀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 회장의 선고공판은 다음달 14일로 예정됐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