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 추구 펀드로 뭉칫돈 유입
[뉴스핌=이에라 기자] 연초 국내 증시가 실적 불안감과 신흥국 우려로 휘청대는 사이 중위험 중수익 성격의 펀드들로 뭉칫돈이 유입됐다. 대내외 불안감으로 증시 변동성이 계속되자 고수익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하는 펀드가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29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28일까지 중위험 중수익 상품의 성격을 갖춘 채권알파형펀드로 총 2039억원의 자금이 신규로 유입됐다. 시장중립형으로도 1005억원이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인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부각되는 롱숏펀드에는 26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중위험·중수익'이 최선
지난해에 이어 연초에도 '시중금리+알파'의 수익을 추구하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 방향성 때문이다.
테이퍼링, 실적 등 대내외 불안감 속에 증시가 변동성을 보이자 시장 방향성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지난해 말 2010선을 웃돌았지만 지난 27일 1910선대까지 고꾸라지는 등 박스권 내 변동성을 연출하고 있다.
문수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이 주식이나 채권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채권은 금리 상승 우려가 있고 주식은 대외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이 커서 롱숏 등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운용업계 '롱숏펀드' 경쟁 가열
운용업계 역시 중위험 중수익에 대한 니즈를 채우기 위한 롱숏펀드 출시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하나UBS운용은 선진국에 주로 투자하는 '글로벌롱숏펀드'를 출시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신한BNP파리바운용도 아시아 롱숏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KB자산운용과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한국과 일본을 대상으로 롱숏 전략을 펼치는 펀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중위험 중수익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트러스톤자산운용에서 롱숏펀드를 운용해온 김주형 주식운용·AI본부장을 영입했다.
당분간 증시가 박스권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위험 중수익에 대한 수요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크다.
임덕진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마케팅부문 이사는 "저금리,저성장, 고령화 등 2저1고 시대에서 시중금리 플러스 알파를 추구하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목표로 하는 고객들의 관심을 꾸준히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식 KDB대우증권 상품개발실 파트장은 "지난해 롱숏펀드 성과가 좋아서 충성도가 높아졌고, 주식시장이 좋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더 부각됐다"며 "금리도 여전히 낮은 상황이라 올해도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