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정은 기자] 연초부터 증권사들의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신흥국 위기, 미국 테이퍼링 우려, 중국의 부진 등 대외악재로 녹록치 않은 분위기가 연출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은 지난해 말 내놓았던 2014년 코스피 전망치를 속속 낮추고 있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연말 코스피 전망치를 기존 2250포인트에서 2150포인트로 하향조정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흥국 주식시장으로부터 자금유출이 지속되면 한국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4분기 기업이익이 예상보다 나쁘게 나오면서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는 크게 하향 조정되고 있고, 우리의 2014년 탑다운 기업이익 전망치도 95조원에서 90조원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코스피 예상 범위를 1850~2320포인트에서 1800~2200포인트로 하향 조정했다.실적 쇼크로 올해 추정 주당순이익(EPS) 경로가 어긋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여전히 올해 중요한 조정 변곡점 시기는 달러의 의미있는 강세 전환이 예상되는 2, 3분기로 보지만 경로상 미세조정은 불가피하다"며 "연초 이후 글로벌 증시조정의 본질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 약화에 있고, 추가 조정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2월 등락범위도 지난달에 비해 낮췄다. 상승할만한 재료가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아서다. 일단 2월에 믿을 건 '낙폭과대'에 대한 인식 뿐이라는 설명이다.
교보증권은 이달 코스피의 등락범위를 1880~1990포인트로 예상했다. 지난달 예상등락 범위가 1950∼2100포인트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상단과 하단 모두 낮아진 것.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월 증시는 악화된 투자환경의 안정과 개선 여부에 따라 단기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며 "현재는 모멘텀 약화가 극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근거가 부족하고, 추가적으로 하방 위험을 겪어야 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BS투자증권도 이달 1900~1970선으로 전망했으며 특히 1900선이 단기적으로 무너질 가능성도 염두해 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홍순표 BS투자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코스피는 환율 측면에서 강력한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데, 엔화 약세 흐름이 제동이 걸리고 신흥국 우려에 안전자산으로서 엔화에 대한 선호도가 유지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4분기 국내 기업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1분기 실적에 대한 보수적 시각이 강해질것으로 예상돼 코스피의 본격적인 반등은 제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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