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금리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호텔신라가 5년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호텔신라는 지난해의 미달사태로 구겼던 체면을 보란듯이 세웠다.
반면 시장은 금리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수개월째 금리가 움직이지 않아 투자자들이 우량 회사채 장기물을 울며 겨자 먹기로 사들일 수 밖에 없었다는 분위기다.
22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호텔신라가 오는 25일 발행하는 1500억원 규모의 5년만기 회사채에 대해 실시한 수요예측 결과 발행금리를 잠정 3.402%에서 정했다.
이는 호텔신라의 동일만기 개별민평에서 0.06%p(6bp)를 차감한 수준으로 발행금액 1500억원까지 투자자들이 요구한 금리다.
호텔신라가 수요예측에서 제시한 공모희망금리범위(개별민평 - 0.18%p~+0.02%p)안에 들어온 유효수요 물량이 무려 5200억원에 달했다.
호텔신라의 회사채 등급이 AA로 우량하지만 5년만기 회사채에 대해 이 정도의 반응은 예상밖의 흥행이라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한 채권 매니저는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하지만 실제 지난 수개월 동안 금리가 잘 움직이지 않아 캐리수요를 위해서 우량등급 장기물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사서 담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가 오른다고는 하지만 지난 수개월간 실제 금리는 잘 움직이지 않아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 기관투자자들이 그나마 국채보다는 이자를 많이 주는 우량 회사채를 찾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금리상승의 가능성이 점점 짙어가는 가운데 호텔신라는 5년만기 회사채로 시장에 주먹을 한방 날린 셈이다. 지난해의 수요미달로 구겼던 체면을 보란듯이 세우는 대목이다.
지난해 호텔신라는 2000억원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700억원 규모 수요만 참가해 300억원의 미달이 발생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여전히 금리인상에 대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수요예측 전날 HSBC 아태지역 리서치센터 르레드릭 뉴먹 공동대표는 현재 2.5%인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올해중에 3.0%수준까지 인상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기준금리를 2.75%로, 4분기에는 3.0%까지 인상할 것이다.
이와 비슷한 시각을 바클레이즈도 최근 보고서에서 내비쳤다.
바클레이즈는 4월 보고서에서 "3분기 후반부터 완만한 금리 정상화가 있을 것"이라며 "올해말 즈음이면 한국의 물가상승류이 한은 목표의 중간치(3.0%)까지 오를 것이고 지방선거가 끝난 시점에 금리정상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