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 투자수익률 하락세…'안 가느니만 못한 대학'
[뉴스핌=김선엽 기자] 한 때 '온라인 교육'을 상징했던 메가스터디가 인수합병(M&A) 시장의 매물로 나왔다.
최근 정부가 대학수능시험과 교육방송(EBS) 연계를 강화한데다 스타강사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자, 2대 주주인 코리아에듀케이션홀딩스가 손주은 대표를 설득해 매각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1일 메가스터디는 최대주주인 손 대표와 코리아에듀케이션홀딩스가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 보유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번 매각의 대상은 손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 23.35%(손 대표 지분 19.83%)와 코리아에듀케이션홀딩스 지분 9.21%다. 28일 현재 메가스터디 시가총액이 4500억원 정도임을 고려할 때, 총 32.56% 규모의 지분은 약 1437억원 규모다. 업계에선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 3000억원 가량으로 매각가를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인구구조의 변화를 생각하면 교육산업 업황에 대한 시선은 부정적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인구 증가율의 감소 추세와 함께 대학교육 투자수익률이 점차 낮아진다고 볼 때 사교육 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각각 26만7000원, 22만3000원이다. 또 서울에서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들만의 사교육비만 놓고 보면 월평균 44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우리 가계를 짓누르고 있는 사교육비 부담 만큼 사교육 시장의 전망도 좋을까.
<자료=통계청> |
또 대학교육의 필요성도 우리경제의 선진화 수준에 따라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미국 대학 교육비의 투자 수익률이 국채 수익률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미 30년 국채 수익률은 연 3.5% 정도다.
<자료=통계청, LG경제연구원> |
우리의 경우는 어떨까.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기준 대학교육 투자수익률은 14.6%다.
고등학교 졸업생이 바로 취직을 해서 만 60세까지 얻는 기대수익에 비해 대학을 진학하는 경우의 기대수익이 14.6% 크다는 의미다. 대학을 진학하는 경우에는 대학등록금에 더해 4년 간 취업이 지연되는 기회비용이 발생하지만 대졸임금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이 자료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의 대학교육투자 수익률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대학을 진학하는 것이 고졸취업보다 수익률 측면에서 낫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수익률이 하락세로 전환됐으며, 고등학교 때의 사교육비까지 포함한 기대수익률은 2011년 12.5%로 2005년을 정점으로 꺾인 지 오래다.
또 최근 대졸생의 취업탐색 기간이 크게 늘어난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LG경제연구원 이지선 연구원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사교육비가 꽤 큰 데다가 대학교 학생들이 최근에 취업이 안 돼 유예하는 기간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기회비용 측면에서 볼 때 대학 투자수익률은 이 수치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대학에 갔다가 '본전'도 못 뽑고 있는 인구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대학교육에 대한 투자비용을 회수하지 못하는, 즉 대학교육 투자수익률이 마이너스인 대졸 근로자들의 수는 해마다 늘어나 2011년에는 67만 명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대학을 졸업하고도 임금 근로를 하지 않는 사람까지 합산하면 이 숫자는 최대 180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기형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이 OECD 수준으로 정상화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처럼 단순히 통계적 수치 만을 놓고 보면 사양길에 들어선 교육업종 매물에 군침을 흘릴 투자자는 많지 않아 보인다.
다만, 메가스터디 주가가 고점 대비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 수 백 억원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내고 있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다.
특히 인수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토러스투자증권 김지효 애널리스트는 "스타강사를 영입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가진 동종업계 쪽에서 매입하면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그런 의지를 가진 회사가 과연 인수주체로 나설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