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기업들 미국 내 매출과 순익 비중 주목하라"
[뉴욕=뉴스핌 서우석 기자] 이번 주는 봇물을 이룰 경제지표와 소매업체들의 분기 실적 등이 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 월스트리트 [사진: 뉴시스] |
지난주 대형주와 중소형주, 고성장 모멘텀주들의 방향성이 갈라지면서 증시에 잠재적인 적색경보가 내려졌다.
다우지수가 올해 들어 두번 째로 사상 최고 종가를 경신했지만 이와 동시에 대표적인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지수는 3월 고점에서 8.7%나 후퇴했다. 특히 이 지수는 한때 10% 후퇴하며 본격적인 조정장세의 징후를 보였다.
또 S&P500지수가 2주 연속 약보합세를 보이며 정체된 모습을 보였지만 나스닥지수는 1.3% 내리며 3월 고점에서 6.8%나 후퇴했다.
투자자들은 사상 최고 수준인 대형주 지수와 약세가 지속되는 중소형주 지수의 각기 다른 방향성에 다소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중소형주에 불고 있는 역풍과 모멘텀주의 약세에 S&P500 지수의 경우 번번히 고점 돌파에 실패했고 시장의 눈치보기 장세가 뚜렷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인터넷·바이오테크 업종에 쏟아진 과매도, 반대로 에너지·유틸리티 업종에 지난 두 달여간 집중됐던 과매수 국면 등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이미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정리하면서 증시의 흐름을 지켜보는 홀딩 패턴이 극에 달하며 주가 지수의 최근 정체 흐름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흐름이 대형주 하락세의 전조 징후라고 믿지 않는 전문가들도 많다. 이들은 과거 사례들을 들어 중소형주의 큰 폭 하락세가 오히려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대형주의 랠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은 최근과 유사한 과거 기간을 적용해 S&P500, 러셀2000 지수의 상관 관계를 조사한 결과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지난 1979년 탄생한 러셀2000지수가 50 거래일간 5% 넘게 하락했을 때 S&P500 지수가 상승세를 보인 적은 과거 15번이나 있었다.
이중 2/3는 1개월, 3개월, 6개월 후 두 지수가 모두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6개월 뒤 S&P500지수가 10% 넘게 빠진 경우는 1981년 단 한 번에 불과했다.
6개월 후 평균 상승폭은 러셀2000지수가 8.7%, S&P500지수가 7.8%에 달했다.
이번 주 쏟아지는 거시지표들을 2분기 경제 성장 수준을 엿볼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투자자들은 4월 소매판매(13일) 지표를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3월에 1년반래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지난 주 소매유통업체들의 실적 또한 견조해 4월에도 성장세의 가속화를 이어갔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14일 생산자물가지수(PPI), 15일 소비자물가지수(CPI) 등도 주시해야할 지표들이다. 이미 지난 3월 전문가 예상을 상회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시장 기대치를 넘을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 전망을 강화시킬 수 있다.
트레이더들은 13일 발표될 중국의 소매판매, 산업생산 지표에도 포커스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친러 분리주의 반군 세력이 주축이 돼 주말 주민투표가 실시된 동부 우크라이나의 향방도 증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1분기 어닝 시즌이 막바지에 달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미국 내 매출 및 순익 비중을 살펴보라고 조언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1분기에 소폭 성장에 머물렀지만 자국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실적이 해외 중심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보다 한층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RBC 캐피털 마켓에 따르면 미국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1분기 매출 면에서 해외 비중이 높은 기업들보다 3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순익 성장 측면에서는 6배의 차이를 보였다.
주가 측면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두드러지고 있다. S&P100지수에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는 종목들은 대부분 국내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다.
매출의 75% 이상이 미국에 집중된 정유사 애너다코 페트롤리엄(Anadarko Petroleum)은 올해 주가가 27%나 급등했다. 1분기 매출은 50.1% 개선되며 전문가 예상을 크게 상회했다.
이는 업종지수가 11%나 오르며 올해 압도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유틸리티 업종에서도 잘 드러난다. 업종 내 기업들의 대다수가 미국에 매출이 집중된 가운데 엑셀론(Exelon) 주가는 올해 무려 32.2%나 올랐다. 엑셀론 또한 1분기 매출이 17%나 증가했다.
반면 해외에 매출의 94%가 집중된 퀄컴(Qualcomm), 브로드컴(Broadcom) 등 기술 기업들은 여지없이 1분기 매출이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 실적을 공개하는 기업들 중 농기계 제조업체인 디어앤코(Deere & Co·14일)나 월마트(15일)의 성적은 주목해 볼 만한 것이다. 두 기업은 전체 매출 중 각각 63%, 71%를 미국에서 얻고 있다.
또 매출의 80%가 해외에서 오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15일)의 1분기 실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서우석 기자 (wooseok74@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