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현금 흐름 및 수익성 뒷받침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트위터를 포함한 월가의 기술주가 폭락을 연출하고 있지만 투자가들 사이에 1999년과 같은 나스닥 시장 붕괴에 대한 우려는 지극히 낮다.
투자자들이 ‘믿는 구석’은 다름 아닌 막대한 규모의 현금 자산이다. 주요 IT 기업들의 현금 자산이 적어도 1년 이내에 바닥을 드러낼 가능성이 희박하고, 이 때문에 주가 하락에 따른 충격이 미미할 것이라는 얘기다.
(사진:AP/뉴시스) |
14일(현지시각) S&P 캐피탈 IQ에 따르면 1996~1999년 사이 기업공개(IPO)를 실시했던 525개 IT 기업 가운데 벌어들이는 현금보다 더 많이 지출하는 기업의 비중이 67%에 달했다.
또 1999년 기준 1년 이내에 보유 현금을 모두 소진할 상황에 처한 기업이 16%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 말 기준 벌어들이는 현금보다 지출이 큰 IT 기업의 비중은 29%로 대폭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 이후 뉴욕증시에 입성한 IT 기업의 경우 재무적으로 취약한 동시에 밸류에이션을 높게 평가받아 주가 하락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소셜 네트워크 업체인 트위터와 비즈니스 소프트에어 업체인 워크데이, 사이버보안 업체인 파이어아이 등 신규 상장한 IT 종목이 최근 2개월 사이 30~70%에 달하는 낙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금 흐름이 탄탄하게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1999년 닷컴 버블과 같은 주가 폭락 및 디폴트가 재연되지는 않을 것으로 시장 전문가는 판단하고 있다.
이는 미국 투자 매체인 배런스의 최신호 커버스토리에서 밝힌 닷컴 버블 붕괴와 현금 흐름의 상관관계에 대한 보도와도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배런스는 1999년 당시 207개 IT 기업 가운데 25%의 현금 흐름이 1년 이내에 바닥을 드러낼 상황이었고, 이는 주가 폭락과 함께 파산을 맞은 주요인이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신규 IPO 종목이 급속한 매출 증가를 이뤄내고 있어 주가 하락에 따른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밖에 지난해 이후 IPO 종목의 업력이 1999년에 비해 세 배 가량 길다는 점도 닷컴 버블 붕괴의 재연에 대한 우려를 진정시키는 요인에 해당한다.
플로리다 대학의 제이 리터 교수는 “최근 IPO를 실시한 IT 기업은 1999년에 비해 수익성으로나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펀더멘털이 강하다”며 “신생 기업이 IPO의 주류를 형성했던 15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