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황·교육환경 급변…학부 유학도 줄어
[뉴스핌=노종빈 기자] 미국 대학으로 진학하는 한국 유학생들의 숫자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반면 한국 유학생들의 빈자리는 중국 유학생들이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 줄어드는 미국의 한국 유학생
지난 2010년부터 한국에서 미국 대학원으로 유학하는 학생들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대학 학부 유학생들도 줄어들고 있다.
미국내 유학생 출신국가 가운데 3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의 유학생 숫자가 줄면서, 중국 출신 유학생들의 학비 수입에 의존하는 미국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미국 대학 유학생들 가운데 3명중 1명이 중국 학생들이다. 미국 대학으로의 진학을 놓고 중국 학생들끼리 다투는 경우도 크게 늘어났다.
미국 대학마다 이미 수많은 중국 유학생들이 재학중이라 우수한 학업 성적과 시험 성적을 갖추더라도 입시 전형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수한 학생들이 미국이 아닌 홍콩대학이나 캐나다 토론토대, 싱가포르 예일대 분교 등 미국 외 지역의 학교로 유학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 경기 침체 여파·교육 여건 변화
과거에는 한국의 소수 엘리트 학생들만이 외국 대학으로 유학해 학위를 취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반 중산층 가정 자녀들까지도 유학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는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는 외국 대학으로 진학이 유리한 학교로의 입시 경쟁률이 하버드대 입시 경쟁률에 필적할 정도로 높다.
미국에서 한국 유학생들이 줄어들고 있는 주된 이유는 교육 환경이나 경기 침체 등 유학과 관련된 여건이 크게 변화했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에는 외국에서만 가능했던 교육 기회가 국내에서도 충분히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영어교육 개선을 강조하고 있으며, 많은 한국 대학들이 영어로 수업하고 있다. 또한 교환학생 제도를 활용해 자국 대학에 재학하면서 국제화 경험을 얻는 경우도 늘고 있다.
역사적으로 한국 대학들은 외국대학 출신의 교수들을 임용해왔지만 최근에는 이런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 "취업 상의 불이익"
외국 대학 졸업장은 취업시 불이익이 되기도 한다.
중국의 경우 과거 급증한 외국 유학생들이 졸업해서 돌아오는 시점이 되고 있다. 하지만 취업에서의 성공 여부는 별개 문제다.
싱가포르대학의 한 연구에 따르면 벤처캐피탈 업계 종사자들 가운데 유학생 출신들이 자국 졸업생들에 비해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연구도 나와있다.
중국계 구직컨설팅업체인 질리안 자오핀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약 70%의 고용주들이 외국 대학 출신자의 선발에 대해 선호도를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약 10%의 고용주들은 오히려 외국대학 졸업자들을 선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국의 한 외국계 대학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에서는 관계가 중요하다“면서 ”일자리를 얻으려면 좋은 네트워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경제 불황과 낮은 출산율…당분간 지속전망
한국 경제는 최근 불황을 맞고 있는 데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내년부터는 한국 대학의 입학 정원은 진학하려는 학생 수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에서도 1자녀 출산정책의 여파로 오는 2030년 경이면 20세~24세까지 인구가 지난 2010년보다 60%이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당분간 미국 대학들로서는 줄어드는 한국 유학생들의 자리를 중국 유학생들이 채우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유학생들의 숫자는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 유학생들의 숫자는 지난 2000년대 초중반처럼 빠르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돼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