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인물 앞세워 중원 독식…與 경기·인천·부산 등 수성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인이 5일 새벽 서울 종로구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자들에게 받은 배낭과 운동화를 메고 지지자들을 향해 손인사를 하고 있다.(사진 왼쪽)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서울시장 선거 패배를 공식 선언하고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사진 오른쪽)[사진=김학선 기자] |
여야가 텃밭을 사수한 가운데, 서울·경기·강원·충청권 등 주요 광역자치단체장 접전지에서 초박빙의 승부끝에 사이좋게 나눠가졌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9곳, 새누리당은 8곳을 승리로 이끌었다.
우선 새정치연합은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인의 수성으로 한숨을 돌렸다. 아울러 20년 만에 야당 후보를 당선시킨 대전광역시장을 비롯해 충북도지사·충남도지사·대전시장·세종특별자치시장 등 충청권 광역자치단체장을 휩쓸었다.
특히 야권 열세지역으로 분류됐던 대전·세종에서의 승리는 새정치연합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이 지역들은 대부분 정당지지도만 보면 새정치연합이 새누리당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를 두고 세월호 참사로 인해 조용한 선거가 치뤄지면서 현역 프리미엄을 활용한 새정치연합의 '인물론'이 적중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이 같은 현상은 박근혜 정권에 경종을 울리는 증거로 평가된다.
반면 새누리당은 대형 악재였던 세월호 참사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 일부 지역을 야당에 넘겨줘야 했지만 대구·부산 등 텃밭을 비롯해 인천광역시장·경기도지사 자리를 차지했다. 이는 이번 선거를 새누리당의 완패로 보기 어렵게 했다.
당초 '정부 심판론'이 이번 지방선거를 야권의 승리로 이끌 듯 했으나, 결과적으로 민심은 박근혜 정부의 이른 좌초를 경계한 것.
이에 일각에선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새정치연합과 새누리당 모두에 경고장을 준 것으로도 해석한다. 특정 정당에 당선자가 쏠리지 않은 데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유권자들이 특정 정당에 몰표를 주지 않은 탓이다.
실제 부산·인천·경기·강원·충북은 1∼2%포인트 내에서 승패가 엇갈렸다. 또 우세지역으로 점쳐졌던 지역의 결과도 뒤집어져, 여야가 민심을 재해석할 계기를 줬다.
인천은 선거 전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새정치민주 송영길 후보의 우세가 점쳐졌던 곳. 야당이 승리한 대전은 새누리당 박성효 후보가 새정치연합 권선택 당선인을 10%∼20%포인트 가까이 앞서던 지역이다. 이 밖에 세종시·광주시도 예상과 달리 결과적으로 뒤집혔다.
한편 정치권의 시선은 오는 7월30일 국회의원 재보선으로 향한다. 이번 재보선은 최소 12곳에서 미니 총선급으로 치러진다.
무엇보다 재·보선 예정 지역구로 서울 1곳, 수원 3곳, 김포 1곳, 평택 1곳 등 최소 수도권 6곳이 포함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야 박빙의 구도를 보인 대전과 충주도 각각 1곳에서 재보선을 치룬다.
새누리당은 원내의석수가 156석에서 149석으로 줄어 과반이 붕괴된 상황이다.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이유다. 새정치연합도 하반기 정국운영의 주도권을 쥘 수 있어 당내 거물급 인사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