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진영 기자] 무려 5년 만에 다시 뭉쳤다. 군복무를 마친 환희와 솔로 활동에 열중하던 브라이언이 다시 플라이투더스카이로 함께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주변 반응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결과는 '특급'이라 할 만 했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재확인시켜준 남성 듀오 플라이투더스카이. 지난 6일부터 3일간 컴백 기념 콘서트를 성대하게 개최하며 오래 기다려온 팬들의 갈증을 톡톡히 풀어줬다. 환희와 브라이언은 컴백 앨범 '컨티뉴엄'의 타이틀곡 '너를 너를 너를'이 잘 된 지금에서야 편한 마음으로 웃어 보였다.
"앨범도 오랜만이지만, 공연은 거의 6-7년 만이에요. 사실 팬들이 이렇게 자리를 채워 주실 줄 몰라서 울 뻔 했어요.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도 다 따라해주시는데, 정말 감격스럽고 감동스러운 콘서트였죠. 앨범이 잘 된 뒤에 해서 그런지 호응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환희)
플라이투더스카이가 꼽은 콘서트 최고의 무대는 '사랑을 모르다-가버려 너-미씽유-술' 메들리였고, 브라이언은 따로 '약속'을 꼽기도 했다. 둘은 이번 콘서트를 '팬들이 듣고 싶어하는 노래'를 직접 뽑아 들려주려는 의도로 기획했고, 방송에서 많이 선보이지 않았던 명곡들을 불러줬다.
9집 앨범 발매 쇼케이스 때, 컴백을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다던 환희는 이번 결과에 진심으로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했다. 브라이언도 "아직도 우리가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걸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플라이투더스카이로 돌아와 안정된 기분을 털어놨다.
"발매 전에는 굉장히 떨었고 두려웠어요. 오랜만에 나오는데 과연 과거 가수들을 받아주실까 싶었죠. 다행히 god와 휘성이 나오는 이 시점, 감성적인 발라드를 듣고 싶어 하시는 시기에 잘 맞춰 나왔죠. 운도 좋았다고 생각해요." (환희)
"운도 좋았고, 열심히도 했고 좋은 선택을 한 것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너무 스스로 자만심에 빠지지 않는 게 오래 사랑받는 비결이라고 여겨요. 실력도 나아진 것은 맞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되지 않죠. 타이밍은 물론이고 운과 겸손함을 갖춰야만 계속갈 수 있는 거겠죠?" (브라이언)
콘서트는 물론 인터뷰 와중에도 여전히 말로 티격태격할 정도로, 서로에게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두 사람. 항간에는 '둘이 사귄다', '사귀다 헤어졌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다. 이런 질문따윈 익숙하다는 듯 환희는 "불화설보다는 그게 훨씬 좋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친하다는 증거죠. 잘 어울리는 한 쌍의 커플이라는 의견…은 약간 징그럽긴 하지만, 감사합니다. 커플은 좀 웃기지만 친하단 얘기니까요. 당연히 사귀는 건 전혀 아니고요. 후배들도 좀 보고 배웠으면 좋겠어요. 게이처럼 보일 정도로 친하게 지내세요. 하하" (브라이언)
"가끔 포옹을 시키기도 하고, 또 뽀뽀를 하라고도 하는데. 둘이 친한지 안 친한지 확인을 자꾸 하시려고 하는 거 같아요. 굳이 안하셔도 돼요. 그런거 안해도 친합니다." (환희)
사실 환희와 브라이언은 방송에서도 불화설을 언급했던 적이 있을 만큼, 주변의 소문들에 서로 힘들었던 점을 여러번 털어놓기도 했다. 이들은 과거 출연했던 '절친노트'를 얘기하며 "우리가 굉장히 어렸다"고 쑥스러워했다.
"방송을 통해 화해를 하자고 한 것 자체가 너무 어렸죠. 말도 안되는 거였고 헛소문 때문에 방송에 나가서 서로 친하지 않은 걸 극복하자고 하는 게 지금 생각해 보면 웃기기도 해요." (브라이언)
"그걸 보면서 '우리 사이가 사실 안좋진 않은데'하고 생각했죠. PD님이 그걸 잘 아는 분이라 그렇게 찍으셨는데, 보시는 사람들은 '싸우고, 방송으로 화해하고, 해체' 이렇게 생각하셨을 것도 같아요. 근데 전혀 아니에요." (환희)
환희가 여러 번 강조해 얘기했듯, 플라이투더스카이는 한 번도 해체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오랜 기간 공백이 있었기에 팬들은 자연스레 둘의 재회를 바랐다. 특별한 스토리가 있냐고 묻자, 브라이언은 쉽고도 분명하게 설명해줬다.
"그간 뭉치지 않았던 이유는, 개인적인 스케줄들이 많았던 거 뿐이에요. 환희는 군복무도 했고요. 빅뱅도 다 같이 안 나온지 몇년이잖아요. 각자 솔로 활동으로 바쁘고요. 개인 사정 때문이라고 생각해주시면 편해요. 치고박고 싸운다거나 불화가 있어 앨범 작업을 안한다고는 보지 말아주세요." (브라이언)
각자 활동을 하면서도 무대에서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노래를 부르고 싶을 땐 서로를 더 절실하게 필요로 했다는 브라이언과 환희. 나이를 먹어 성격이 조금 달라진 덕분에 오히려 성향이 잘 맞게 됐고, 오래 함께했기에 가장 서로에게 최적화됐음을 고백했다. 계속될 플라이투더스카이의 활동과 더불어 7월까지 이어지는 전국 투어, 후속곡 소식은 오랜 팬들에게 주는 가장 특별한 선물이 될 터였다.
"저흰 성격이 정 반대고, 그래서 잘 맞아요. 똑같았다면 아마 치고 박고 죽였겠죠. 환희랑 저는 노래하는 스타일은 다르지만 감정을 중시해서 완전히 몰입하는 부분이 닮았고, 그걸 팬들도 좋아해주시는 듯 해요. 후속곡요? '너를 너를 너를' 다음으로 순위가 제일 올라오는 노래로 가겠습니다." (브라이언)
"각자 활동할 땐 따로따로 플라이투더스카이의 음악을 하진 않았어요. 플라이와 플라이 음악을 좋아해주시는 팬층이 있고, 원하시는 부분들이 있어서 기본적인 틀은 항상 가져갈 생각이에요. 공감할 수 있는 감성적인 발라드를 계속해서 보여드리게 될 듯 해요." (환희)
아이돌 보며 격세지감? 브라이언 "제2의 플라이투더스카이 만들래요." 플라이투더스카이는 5년만에 가요계로 함께 돌아와 아이돌들의 주 무대인 음악 방송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노련한 선배의 위엄을 보여줬다. 이들은 "데뷔년도인 99년생 아이돌도 있더라"며 제대로 물갈이가 된 방송 무대에 어색함을 드러냈다. "악동뮤지션이나 매건리 같은 친구들은 정말 어리고 귀여웠죠. 아직도 우린 데뷔 때 활동하던 느낌 그대론데, 그때 태어난 애들이 이렇게 컸구나 싶더라고요." (브라이언) "사실 아이돌 판에서 너무 아저씨나 삼촌 소리 안들으려고 관리도 했어요. 살도 더 빼서 슬림하게 하고 팩도 하고 그랬죠. 노래를 제대로 부르려면 다이어트를 하면 안되는데 이번엔 좀 했습니다." (환희) 특히 아이돌 중 빅스의 라비와 레오 같은 경우 젤리피쉬 소속이던 브라이언이 발탁하고, 데뷔 과정을 지켜본 후배다. 이에 관해 묻자, 브라이언은 "이수만 선생님이 된 듯 하다"고 말했고, 환희는 "나 좀 키워줘"라고 요구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라비랑 레오 보면서 제가 이수만 선생님 된 기분이었죠. 나도 초이스하는 능력이 있구나 싶기도 했고요. 환희가 마이네임 키운 것처럼 저도 이수만 선생님처럼 되는 게 꿈이에요. 하하. 욕심 같아선 플라이투더스카이 같은 2인조를 만들고 싶어요. 노래도 잘 하고 목소리가 서로 다르면서도 비슷한 감성을 전해줄 수 있는 남성 듀오요." (브라이언) |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에이치투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