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엔진 특유 소음 적어…진동은 아쉬워
[뉴스핌=서영준 기자] 지난 1986년 출시 이후 대한민국 대표 프리미엄 세단으로 자리 매김한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제네시스나 에쿠스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그랜저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사장님 차로 명성을 날렸다.
이같은 그랜저가 최근 디젤 모델로 출시되면서 가솔린, 하이브리드, LPI 등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수입차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 역시 수입차를 포함해 그랜저 디젤과 경쟁할 수 있는 모델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날이 갈 수록 거세지고 있는 수입 디젤 차량의 대항마를 자청한 그랜저 디젤을 만나봤다.
시승은 지난 2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을왕리해수욕장까지 왕복 163.51㎞ 구간에서 진행됐다.
외관을 살펴보면 기존 모델에 비해 볼륨감이 한 층 강조됐다. 앞뒤쪽에 신규 디자인 범퍼가 적용됐으며 전장은 10㎜ 늘었다. 내부는 간결함이 돋보인다. 특히 스위치 설계를 바꿔 조작의 편의성을 더했다.
본격적으로 차에 올라 시동을 걸자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이 적다. 주행 시에도 정숙성이 지속적으로 유지됐다. 출발 시 응답성도 괜찮은 편이다.
고속도로에 올라 본격적인 가속을 시작했다. 독일 프리미엄 세단처럼 초기에 치고나가는 힘은 부족했으나 꾸준히 가속이 붙는다. 속도계가 금세 시속 100km를 지나 150km, 180km을 가르킨다.
그랜저 디젤에 탑재된 엔진은 2.2리터 R엔진을 개선한 R2.2 E-VGT 클린 디젤 엔진으로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의 성능을 낸다. 이미 싼타페, 맥스크루즈 등에 적용된 바 있어 세단임에도 SUV와 같은 힘을 느낄 수 있다.
주행 중 그랜저 디젤의 편의사양도 경험할 수 있었다. 후측방 경보 시스템은 사각지대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해 알려줬으며 방향지시등을 작동하지 않고 차선을 넘어가면 경보가 울렸다. 수입 프리미엄 세단에 비해 적용 시기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운전자의 안전 운전을 돕는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주행을 마치고 연비를 확인하니 평균연비 10.5km/l를 기록했다. 그랜저 디젤의 복합연비는 14.0km/l이며 고속주행연비 17.5km/l, 도심주행연비 12.0km/l 등이다.
그랜저 디젤의 가장 아쉬운 부분은 진동이다. 분당회전수가 1500rpm을 넘어서면 시작되는 발끝 진동은 2000rpm에 도달하면 시트까지 전달됐다. 특히 이러한 진동은 조수석에서 더 심하게 감지됐다. 하지만 이를 넘어서면 다시금 진동이 잦아들었다.
그랜저 디젤은 사전계약 1800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랜저 전체 판매량까지 16% 상승시키는 등 출시 초반 인기를 얻고 있다. 그랜저 디젤의 판매가격은 3254만원~3494만원이다.
[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