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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인생의 가을, 중년은 아름다워라
- 절제와 내려놓기의 미덕 1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진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층에 들어간다고 하면 당신은 이를 믿겠는가? 그러나 이는 사실이다. 너무나 좋은 환경 속에서 늘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에 대한 고마움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
‘마이어링’ 이라는 제목의 영화와 소설이 있었다. 이는 오스트리아왕가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비극적 사실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오스트리아의 황태자는 자기가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할 수 없다는 현실에 절망감을 느끼고 비엔나 근교의 마이어링 숲속에서 사랑하는 연인과 권총으로 동반자살 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그는 인생의 덧없음을 이렇게 극단적인 방법으로 표현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사가 덧없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런 감정은 더욱 깊어진다. 하기야 인류사에서 가장 호사를 누렸다는 솔로몬 역시 인간의 삶이 덧없을 신랄하게 표현했다. 그는 세상에 살면서 사람이 누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부족함 없이 누렸던 사람이다. 그런 그가 인생 말년에 인간세상의 모든 것들이 다 헛되다고 고백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삶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내는 행복지수는 분자인 성과를 분모인 욕심으로 나눈 값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분자인 성과를 키우려면 힘이 든다. 따라서 행복지수를 키우기 위해서는 분모인 욕심을 줄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것도 잃어버릴 것이 없는 인생은 마음과 생각이 가뿐하다. 갖고 싶은 것이 없으니 안달복달하면서 욕심스럽게 살아갈 필요가 없다. 그런데 말이 쉽지 어려운 일이다. 욕심 없다고 말은 하는데 눈을 감고 뜨면 사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이 생긴다. 사람을 병들게 하는 욕심을 조절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욕심을 버리면 평안하고 자유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데, 욕심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온갖 두려움의 포로로 만들어 버린다.
내 인생을 두렵게 만드는 욕심을 버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를 위해서는 겸손해져야한다. 또 절제의 미덕을 배워야한다. 그리고 포기할 줄 알고 비워야한다. 그래서 낮아져야한다. 말처럼 쉽지가 않다. 그러나 이제 중년은 그 연습이 필요한 시점에 와있다.
우리가 젊었을 때는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가능했다. 열정이 있고 에너지가 넘쳤다. 어쩌면 무모하게 느껴지는 행동들이 박진감 넘치고 멋지게 보였다. 그러나 중년이 되면서 그렇게 할 수가 없었고 또 그러지도 않았다. 자신의 치기어린 행동으로 말미암아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불행에 빠지게 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를 먼저 하게 된다. 자유로운 영혼의 삶은 자신은 행복감과 희열을 느낄 수가 있겠지만,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그리고 불행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 중년이 된 많은 이들은 청소년기에 나다니엘 호손의 『큰 바위 얼굴』이라는 작품을 감명 깊게 읽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짧은 내용이지만 사람들에게 긴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위대한 인물이란 부나 명예를 지닌 세속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성실하고 진실한 삶을 살고 타인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인공 어니스트는 어렸을 때 어머니로부터, 언젠가 이 마을에서 숭고하고 진실되며 다정한 표정을 지닌,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위대한 인물이 태어날 것이라는 내용의 전설을 듣는다. 그때부터 어니스트의 가슴 속에는 커서 그 사람을 꼭 만나 보았으면 좋겠다는 꿈이 자리 잡는다.
세월이 흐르면서 백만장자, 수많은 전쟁을 승리로 이끈 백전의 노장, 저명한 정치가 등 여러 사람이 예언의 인물로 지목되곤 한다. 그러나 그들 속에 전설의 주인공은 없었다.
(절제와 내려놓기의 미덕 2에 계속)
*저자 이철환 프로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초빙위원
-현 단국대 경제학과 겸임교수(재직)
*저서- 과천청사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한국경제의 선택, 14일간의 경제여행, 14일간의 (글로벌)금융여행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