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유동성 낮은 자산 포함해 위기 취약한 구조"
[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 회사채 시장의 거래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하이일드 채권 상장지수펀드(ETF)가 가져올 시장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는 ETF 수익이 저조하게 나올 경우 개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자금 유출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4일(현지시각) 지적했다.
알버트 갈로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신용전략가는 "미국 회사채 투자자의 37%는 소매 투자자"라며 "이들은 ETF 가격변동에 훨씬 민감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 가격은 금리가 오르면 하락한다. 내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채권 ETF에서 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가 생기는 것이다.
다만 회사채나 하이일드 채권 ETF는 유동성이 적기 때문에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할 경우 가격 폭락에 대한 위험이 더 높다. 뮤추얼 펀드는 환매에 대비해 자산의 약 5%를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지만, ETF는 현금 보유액이 훨씬 적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갈로 신용전략가는 "일부 뮤추얼 펀드와 채권 ETF는 거래량이 매우 적은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 자산은 (금리 인상시) 가격하락 압력이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권 유통시장에서는 이미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다. 회사채 시장은 지난 2007년 이후 60% 성장했으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에 따르면 이 중 20%는 아예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 채권시장의 일일 거래량 추이.[출처: CNBC] |
일부 미국 투자은행(IB)들이 사업 모델을 바꾼 것도 채권 보유량이 줄어드는 요인이라고 CNBC는 전했다.
쿠마르 팔가트 캡스트림 캐피털 채권부문 책임자는 "IB들은 채권보다는 파생상품 거래를 더 많이 한다"며 "우리 회사도 자산의 25%를 국채 등 유동성이 높은 자산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릭 페리 포트폴리오솔루션 자산운용 전문가는 "지난 2008~2009년 위기 때는 ETF가 양호한 수익을 거뒀으나, 지금은 자산 규모가 3배로 커지면서 일부 유동성이 낮은 자산도 포함하고 있다"며 "이는 다음번 시장 위기에 취약해질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