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포함 글로벌 국채 수익률 구심점 연준보다 ECB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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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축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 유럽중앙은행(ECB)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연준보다 ECB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장기물 채권은 물론이고 외환시장까지 ECB의 부양책 여부에 따라 출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각) ECB가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밑그림을 짜기 위해 블록랙을 자문사로 선정했다는 소식이 주요 외신을 타고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뜨거워졌다.
심지어 일부 투자자들은 ECB의 정책 행보가 결국 미국 연준의 긴축 움직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사진:신화/뉴시스) |
DBS는 이날 투자자 보고서를 통해 “유로존의 통화정책 향방이 글로벌 장기물 채권 수익률에 결정적인 변수”라며 “ECB의 양적완화(QE) 시행이 가까워진 만큼 이들의 행보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글로벌 주요국의 10년물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특히 독일의 국채 수익률 하락이 최근 두드러진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다.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지만 10년물 수익률이 약세를 보이는 것은 이미 글로벌 국채시장의 구심점이 연준에서 ECB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는 얘기다.
주요 투자은행(IB)은 유로존의 장기물 국채 수익률이 중장기적으로 바닥권에서 유지될 경우 글로벌 주요국의 국채 수익률 역시 이에 따른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감안할 때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해야 마땅하지만 글로벌 주요국의 국채 수익률 하락으로 인해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룩셈부르크의 방크 인터내셔널의 한스 게티 아시아 투자 헤드는 “ECB의 부양책에 따른 국채 수익률 하락이 미국 국채에 상대적인 수혜를 줄 것”이라며 “금리 상승 압박에도 투자자들의 매수가 이어지면서 수익률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에코그노시스 어드바이저리의 앤드류 프레리스 최고경영자(CEO)는 “유로존의 국채 수익률은 다급한 위기 상황이 아니라는 데서 하락하는 데 반해 미국은 달러화의 안전자산 매력이 수익률을 끌어내리고 있다”며 “배경과 이유가 각각 다르지만 결론적으로 국채 수익률은 동반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ECB는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위해 블랙록 솔루션스를 자문사로 선정, 컨설팅을 의뢰했다.
블랙록은 ECB의 자산담보부증권(ABS) 매입을 위한 구체적인 밑그림과 시행 세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앞서 드라기 총재는 “ECB가 ABS 매입 프로그램 준비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신용시장 여건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ECB의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이 미국 연준의 긴축에 차질을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ECB의 부양책에 따라 유로화가 이미 가파르게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유로존의 수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준이 긴축 시기를 적극 저울질하기 시작했지만 미국과 유로존의 경제가 얽힌 구조를 감안할 때 정책자들의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다.
다이와 캐피탈 마켓의 크리스 사이클루나 이코노미스트는 “당장은 ECB와 연준의 정책 향방이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것으로 비쳐지지만 시장의 예상이 현실화되지 않을 수 있다”며 “미국과 유로존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부양책에 따른 ECB의 대차대조표 확대 역시 시장의 예상대로 양측의 통화정책 향방이 장기간에 걸쳐 극명하게 엇갈리는 상황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