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고(故) 박인천 회장, 형제간 화합강조 불구 대우건설 인수 계기로 양측 갈등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오른쪽 두번째)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확 회장(왼쪽)이 2010년 5월 12일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모친의 빈소를 찾은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석래 회장(왼쪽 두번째)과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
금호가(家) 삼남 박삼구·사남 박찬구 형제 갈등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처음부터 금호가 형제간 사이가 나빠던 것은 아니다.
금호그룹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은 일찍이 2세 경영에 공을 들여 '형제 간 화합 경영'을 중시했다.
장남인 고 박성용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 차남 고 박정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그리고 삼남과 사남은 함께 그룹 경영에 참여했고, 지분도 똑같이 분배받았다.
새로운 계열사를 설립할 때도 동일 분배 원칙은 지켜졌다. 이 같은 원칙은 창업주 회장의 타계(1984년) 이후 20여년 간 갈등 없이 지켜졌다. 이 기간 장남부터 삼남까지 차례로 그룹 총수 자리도 사이좋게 이어졌다.
갈등의 씨앗은 무리하게 2006년 대우건설과 2008년 대한통운의 인수를 추진한 박삼구 회장에 반대한 박찬구 회장의 움직임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박찬구 회장이 극구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박삼구 회장의 주도로 대우건설 인수가 이뤄졌고, 대우건설은 금호그룹의 부실을 촉발했다. 대한통운도 그룹 재무상황에 후유증을 안겨줬다.
이때 대우건설이 매각되면 금호석유화학이 그룹의 지주회사로 될 상황이었고, 박찬구 회장은 금호산업 지분 매각과 금호석유화학 지분 매입을 동시에 진행했다. 이에 박삼구 회장도 추격매수에 나서면서 형제간 전쟁이 시작됐다.
이는 금호그룹의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졌고 금호그룹은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으로 나눠지는 데 이르렀다.
나아가 양측은 '금호'라는 상표권 소송전까지 벌이면서 갈등 상황을 고조시켰다.
지난 2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회장의 일정을 빼낸 혐의로 박찬구 회장의 운전기사를 고소했다. 이어 3월에는 아시아나항공이 주주총회에서 박삼구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자, 박찬구 회장이 주총 결의 무효와 박삼구 회장의 직무집행 정지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이번 박찬구 회장의 고소건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신청을 전후한 2009년 12월, 부실이 우려되는 두 회사의 기업어음(CP)을 4200억원어치 발행하고 이를 금호석유화학·금호아시아나·대한통운 등 12개 계열사에 떠넘겨 손해를 입혔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