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직 장관, 국회 답변서 사전보고 지시 '파문'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산하기관 국감자료 답변서를 스크린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드러나 '사전검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부처가 산하기관의 국정감사 자료를 사전에 검열한다는 것은 사실상 국정감사를 방해하는 조치여서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김제남 의원(정의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부는 지난달 22일 '장관님 지시사항: 의원 요구자료 처리지침'을 통해 산하기관 답변서를 기관별 소관과가 사전에 '스크린'한 후 제출하도록 지시했다(사진 참조).
이에 따라 전력산업과 모 사무관의 경우 담당기관의 자료 제출시 사전에 본인의 '컨펌'을 받아 제출하도록 공지했다. 심지어 "요구자료는 이미 공개된 사항 위주로 작성(필요없이 상세히 작성하는 것 자제)하라"고 지시하는 등 사실상 국정감사를 방해하는 조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 산업통상자원부가 '장관 지시사항'으로 공지한 국감자료 사전검열 지시 공문 |
▲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 사무관이 산하기관에 국감자료 제출을 통제하기 위해 지시한 내용 |
또한 정당한 이유없이 보고 또는 자료 제출요구를 거절하거나 방해한 자에 대해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있다(12조).
이에 김제남 의원은 산업부의 국감 방해 행위에 대해 관련 법률에 따라 상임위 차원에서 고발 조치를 촉구할 예정이다.
김제남 의원은 "국정감사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한 법적 조치가 되어 있음에도, 장관이 직접 나서서 국회에 제출되는 자료를 사전 검열하라고 지시한 것은 박근혜정부의 입법부 경시가 극에 달했다는 증거"라며 비판했다.
이어 "고의적, 조직적으로 국감을 방해한 산업부 장관은 공개적인 해명과 사과는 물론, 관련 법률에 따라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국무총리는 다른 부처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