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 '퍼펙트 스톰' 경제 제재-유가 하락 등 악재 다수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루블화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러시아 중앙은행이 이달 들어 3일에 걸쳐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유럽 주요 기업들이 루블화 하락으로 인해 극심한 타격을 입은 상황. 하지만 정치적 불안정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에 따른 파장이 지속되고 있어 루블화가 이미 ‘퍼펙트 스톰’을 맞았다는 것이 정책자들과 투자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루블 환율[출처:AP/뉴시스] |
8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6일 러시아 중앙은행이 4억2000만달러 규모로 외화를 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두 차례에 걸쳐 러시아 중앙은행은 20억달러 규모로 환시 개입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달 들어서만 3일에 걸쳐 루블화 방어에 나섰다.
지난 6월 이후 루블화가 글로벌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가운데 낙폭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루블화 하락과 함께 주요 수입원인 원유 가격이 27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진 데 따라 이중 타격을 입은 셈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블라디미르 오사코브스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루블화는 퍼펙트 스톰의 한가운데 위치한 상황”이라며 “정치 리스크와 함께 서방의 경제 제재에 따른 파장, 여기에 국제 유가 하락까지 굵직한 악재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 맨 앤 고르의 아바르 길리아지티노프 펀드매니저 역시 “루블화는 이미 심리적 지지선을 뚫고 내려간 상황”이라며 “중앙은행이 개입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 기업이 앞으로 3개월 사이 상환해야 하는 부채 규모는 547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달러화와 유로화 자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책자들은 기업들이 내년 말까지 채무 연장을 위해 최소한 900억달러를 조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루블화 하락으로 인해 유럽 주요 기업들도 비명을 지르고 있다. 자동차 회사 푸조부터 주류 업체 칼스버그까지 서유럽의 대기업들이 실적에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 러시아 현지에 진출한 생산 라인에서 원료 및 부품 수입 관련 손실이 발생한 것.
푸조 측은 러시아 비즈니스가 루블화 약세뿐 아니라 소비자 시장의 불확실성이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