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 차유진 역과 영화 ‘패션왕’ 우기명 역을 맡은 배우 주원 [사진=KBS, NEW] |
[뉴스핌=장주연 기자] 대중문화의 원재료로 만화 (혹은 웹툰)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드라마로 그 범위가 넓어지며 올가을 유독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앞다퉈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이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이가 있다. 바로 배우 주원. 지난해 드라마 ‘굿닥터’와 영화 ‘캐치미’를 통해 대중을 만났던 그는 올해에도 드라마와 영화를 한편씩 선보일 예정이다. 그런데 차기작으로 선택한 작품이 모두 동명 원작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치아키 쎈바이가 한국에 떴다…‘내일도 칸타빌레’ 차유진
지난 13일 첫 방송한 KBS2 ‘내일도 칸타빌레’는 니노미야 도모코의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노다메 칸타빌레’는 최고의 음악 무대를 꿈꾸는 노다메와 그의 이상형 겸 음악적 동경의 대상 치아키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2001년 연재를 시작한 만화는 당시 3천만 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어 2006년과 2010년 우에노 주리와 타마키 히로시 주연의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지며 또 한 번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주원에게 돌아간 역할은 타마키 히로시가 연기한 치아키 역. 치아키는 주원을 만나 세계적인 지휘자를 꿈꾸는 까칠남 차유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당연히 기대감도 있었지만, 워낙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보니 ‘노다메 칸타빌레’ 팬들의 시선은 날카로웠다. 주인공 캐스팅을 놓고 일본 드라마 주연들과 꼼꼼히 비교하며 날을 세운 것. 우에노 주리를 대체할 여주인공은 팬들의 반발(?)로 한 차례 교체까지 이뤄진 터였다.
주원 역시 이런 팬들의 우려를 모를 리 없었다. 그는 캐스팅이 확정된 직후부터 레슨을 이어가며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루에 5시간씩 연습은 물론, 뮤지컬 대기실에서도 바이올린 연습을 했다는 후문이다. 다행히 첫 방송이 나간 후 주원은 호평을 독차지하며 한국판 ‘치아키 센빠이’의 탄생을 알렸다.
소속사 심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아직도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 특히 지휘하는 장면이나 피아노를 치는 장면 같은 경우에는 현장에 1~2시간 정도 일찍 와서 맞춰본 걸 한 번 더 연습한다”고 말했다.
영화 ‘패션왕’에서 우기명 역을 연기한 주원 [사진=NEW] |
■ 절대 간지에 눈을 뜨다…‘패션왕’ 우기명
오는 11월6일 개봉을 확정 지은 주원의 차기작 ‘패션왕’ 역시 기안 84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지난 2011년 연재 후 폭발적 조회 수를 기록한 웹툰은 각종 패러디 열풍과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1020 세대에 ‘패션왕’ 열풍을 일으켰다. 청소년들의 예민한 감정변화, 패션 트렌드 등을 담았다는 게 인기 이유였다.
오기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역시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간지에 눈뜬 후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가 되기로 한 기안고 빵셔틀 우기명의 인생을 건 도전을 담았다. 주원은 이야기의 중심인 우기명 역을 연기, 설리, 안재현, 박세영, 김성오과 호흡을 맞췄다.
드라마 못지않게 이번에도 팬들의 눈은 매서웠다. 이들은 외적인, 이를테면 주원의 키가 너무 크고 마르지 않았다는 등의 세세한 부분까지 짚어가며 원작 속 우기명과 주원을 비교했다. 게다가 함께 출연하는 여주인공 설리가 소속 그룹 f(x) 탈퇴를 선언한 후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라 예기치 못한 문제까지 떠안게 됐다.
물론 이런 잡음(?)이 없더라도 인기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출연한다는 건 위험부담이 큰 선택이었다. 더군다나 인기가 높은 작품일수록 팬들 사이에서는 ‘가상캐스팅’이 불붙는 게 현실이다. 이미 점찍어 둔 배우가 있는 것. 실제 ‘노다메 칸타빌레’ 치아키 역에는 김래원, 현빈을 시작으로 박해진, 노민우, 최진혁 등이 거론됐다. ‘패션왕’ 가상 캐스팅 목록에도 우기명 역에 장근석, 비스트 윤두준, 빅뱅 지드래곤, 이준, 이수혁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아쉽게도 주원은 가상캐스팅에서 이름이 거론된 적이 없다. 그러나 그는 어차피 창조하는 것, 새롭게 연기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뉴스핌에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선택한 건 아니다. 그냥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재밌는 것 중에서 제게 지금 필요한 것을 선택한 것”이라며 “리메이크되는 작품들은 작품성이 훌륭하다는 말이니까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들의 기대가 크다보니 부담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큰 부담은 안가지려 한다”며 “그 작품들을 그대로 재연하려는 것은 아니다. 어떤 한 일에도 생각이 다 다르듯 우리만의 생각과 해석으로 촬영하고 있다. 재연이 아닌 새로운 해석과 창조로 보시면 좋겠다”는 당부를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