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최근 진행되는 엔화 약세가 국내 철강업종에 미칠 영향에 대해 과도한 우려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우선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일본 철강사들이 수출시장에서 적극적으로 가격 경쟁에 나서는 전략을 꺼려하고 있다.
또 일본 경기회복으로 일본 내수가격 인상이 재개될 경우 오히려 한국기업들의 일본 내 점유율 확대와 기타 지역에서의 수출 확대 기회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5일 방민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철강업계는 일본 철강업계와의 직접적 경합 관계 외에도 수출 중심의 전방 산업을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관측했다.
지난 2012년 말부터 2013년 기간을 보면 엔화 약세가 국내 철강재 수출 감소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러한 상관관계가 늘 작용해 왔던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 철강재 수출은 엔화약세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2013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오히려 마이너스 증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일본 철강재 수출이 둔화한 주요 배경에는 일본 경기 회복세가 있다. 즉, 엔화 약세가 일본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내수 및 건설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어 일본 철강사들이 내수 출하에 주력한 결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엔화 약세는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고로사에게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이를 전가하여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단가 인상이 불가피한데 수출시장보다 상대적으로 내수가 견조하다면 수출에 주력할 이유가 없기 대문이다.
한국 철강업계는 일본과 최대 경합지역인 동남아시아 비중이 22~25% 수준으로 일본 철강업계보다 다각화된 수요처를 확보한 상태다. 중국, 미국, 일본 등 다른 수출지역의 수요가 견조하다면 향후 동남아시아에서 재발 가능한 경합의 여파를 상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일본 철강사들이 동남아 수출시장에서 적극적으로 가격 경쟁에 나서는 전략을 꺼려하고 있다.
최근 진행되는 엔화 약세가 국내 철강업종에 미칠 영향에 대해 과도한 우려를 경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오히려 엔화 약세가 일본 경기 회복을 견인하여 일본 철강사들의 내수가격 인상이 재개될 경우 한국 업체들의 일본 내 점유율 확대와 기타 지역에서의 수출 확대 기회가 발생할 수도 있다.
방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추가 엔화 약세가 일본 경기 회복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 관건이고 중장기적으로는 한국의 전방업계가 수출 경쟁력 변화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을 유지하는지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