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악화되고 있다" 응답률 2배 이상 높아져
[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글로벌 투자자들은 유로존 및 이머징 시장에서의 디플레이션 위험 증가와 성장 둔화 등으로 인해 경제 상황이 최근 2년래 가장 안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각) 블룸버그가 510명의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분기별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가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38%를 기록해 지난 7월 당시 대비 두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는 유로존이 경기침체에 빠져있던 2012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
◆ "ECB 통화정책 너무 제한적"
투자자들은 유로존 경제 상황에 대해 크게 우려를 내비쳤다. 이들은 유럽중앙은행(ECB)과 각국 정부가 지나치게 타이트한 정책을 추구하면서 경제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해 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와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 대한 신뢰가 낮아졌음을 드러냈다.
응답자의 43%는 ECB의 통화정책이 너무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해 이전 조사 당시의 31%보다 12%포인트나 높아졌으며 유로존의 재정정책이 너무 타이트하다는 응답율도 57%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의 이상욱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유로존 경제가 악화되고 있다"며 "독일 등 유럽의 핵심 국가들이 재정정책에 대한 조치를 내놓지 않을 경우 더 나빠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가 51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서베이 결과. 출처=블룸버그 |
실제 지난 10월 중국의 공장생산은 전년대비 7.7% 증가에 그치면서 지난 2009년 이래 두번째로 부진한 수준을 기록하는 등 이들 국가의 최근 경제 성장세는 급격한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 美 나홀로 '독주' 강한 체력 드러내
반면 미국의 경우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고한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드라이브웰스닷컴의 브라이언 돌란 전략가는 "다른 주요 경제들과 비교했을 때 미국이 훨씬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6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9개월 연속 비농업부문에서 20만개 이상의 일자리 증가세를 기록하는 등 고용시장의 개선세가 강하게 포착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3차 양적완화(QE) 프로그램 종료 이후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동안 유지한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현재 연준의 정책이 바람직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는가 하면 '너무 수용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4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