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 쿼드자산운용 "코스피 급등 어렵지만, 정·화·조 기회올 것"
기업실적 둔화와 엔저 부담이 지속되면서 3년째 박스권에 있는 국내 증시가 을미년 새해에도 확 바뀔 것 같지 않다. 물론 기업 감익이 바닥을 지나고 있는 데다 정부 경기부양책 효과가 가시화되고 배당확대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까지도 기대 요인이지만, ▲미국 조기 금리인상 ▲유로존 취약성 ▲엔저와 달러화 강세 ▲국제유가 급락 ▲로우플레이션 여건 속 신흥국 경제적 충격 가능성 등 대외 위험요인이 또아리를 틀고 있다. 이에 국내 증시의 투자고수로 불리는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의 유력 최고투자책임자(CIO)에게 새해 투자 전망과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뉴스핌=백현지 기자] "내년에도 국내증시는 상승 여력이 크지 않습니다. 지난 2011년 1월 2일 2040포인트로 시작한 코스피는 4년 동안 제자리에 머물며 재미없는 시장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균형잡힌 포트폴리오 구성이 중요합니다."
김정우 쿼드자산운용 대표는 19일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국내시장이 (해외 시장대비)상대적으로 재미가 없다"며 "하지만 주식만큼 기대수익을 충족시킬 수 있는 자산클래스는 없다"고 말했다.
◆ 국내증시 상승 여력 5~10% 불과
삼성전자, 현대차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주의 기업이익은 내년에도 크게 늘어나기 어려워,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국내 증시는 매력적이지 않다. 이에 저평가된 주식들을 중심으로 균형을 잡아가는 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우 대표는 "시장이 4년째 제자리에 있으면서 투자자들도 기대수익률이 많이 낮아졌다"며 "연간 기준으로 국내증시 상승 여력은 5~10%가량"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내년은 (밸류에이션이)좋고 비싼 주식과 상대적으로 좋지 않지만 저렴한 것 사이의 균형을 잡아가는 게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정유, 화학, 조선주를 묶어 '정·화·조'라고 부르는 건, 이 주식들은 내던지라는 의미가 함축돼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주식의 좋고 나쁨은 가격대비로 결정되는 것"이라며 "밸류에이션이 충분히 싸지고 나면 매력이 있는 구간이 올 수 있다"고 기대했다.
◆ 삼성SDS, 제일모직 광풍 속 중심잡기
코스피시장 규모가 1000조원인데 삼성SDS 기관 청약에서 450조원이 몰렸다는 것은, 국내시장에서 자금이 갈 곳을 찾지 못한다는 의미로 김정우 대표는 분석했다.
또 기존에는 국내 주식, 채권 그리고 부동산 투자에 국한된 금융시장이 해외 쪽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질적 성장기를 지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김 대표는 "해외는 매크로펀드, 달러, 금, 구리 등 다양한데 (한국은) 기반이 약해서 롱숏위주로 시장이 크기 시작했다"며 "펀더멘털 롱숏펀드를 시작으로 새로운 형태의 상품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우 쿼드자산운용 대표 |
◆ 쿼드운용, 아시아로 시장 확대한다
지난 2011년 투자자문사로 본격 운용을 시작한 쿼드는 올해를 또 한번의 도약기로 삼았다.
홍콩에 지난 2월 쿼드캐피털매니지먼트를 설립했고, 자산운용사로 전환해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존의 운용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시아주식을 시작으로 해외주식까지도 운용하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올해 한 큰 일중 하나가 홍콩법인의 중국인, 일본인 매니저를 찾는 일이었다"며 "운용의 기본은 좋은 팀을 만드는 일인데 쿼드라는 한국 회사가 갖는 문화로 다국적인들을 모으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홍콩법인은 총 5명의 직원으로 구성됐으며 대표이사를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중국, 일본국적자다. 내년에도 해외직원을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쿼드자산운용의 헤지펀드 운용 규모는 1100억원에 달한다. 기관보다 개인위주 고객으로 구성됐다.
그는 경영전략에 대해 "(쿼드자산운용은)펀드매니저들이 입사할 때 지분파트너로 들어온다"며 "현재 23%인 지분도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며 진짜 일을 잘 하는 사람에게 넘어갈 것"이라고 비전을 밝혔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