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영화 ‘국제시장’, ‘기술자들’, ‘상의원’ 포스터(왼쪽부터) [사진=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제공] |
[뉴스핌=장주연 기자] 올여름 극장가에 사극 열풍을 일으켰던 국내 메이저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미디어플렉스가 한 해를 마무리하며 두 번째 경쟁에 돌입했다.
지난 17일 개봉한 영화 ‘국제시장’(감독 윤제균,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JK필름)에 이어 지난 24일 영화 ‘기술자들’(감독 김홍선,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트리니티 엔터테인먼트)와 ‘상의원’(감독 이원석, 배급 쇼박스㈜미디어플렉스·㈜와우픽쳐스, 제작 ㈜영화사 비단길 상의원문화산업전문)이 나란히 개봉한 것.
2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당일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작품은 ‘국제시장’이다. 가족을 위해 굳세게 살아온 국민 우리네 아버지의 일대기를 그린 ‘국제시장’은 크리스마스 54만3246명을 동원, 박스오피스 순위 1위에 올랐다. 누적관객수는 285만6153명이다.
이어 인천세관에 숨겨진 검은돈 1500억 원을 털기 위해 모인 기술자들의 비즈니스를 그린 ‘기술자들’이 개봉 이튿날인 25일 42만2818명을 모으며 그 뒤를 바싹 따라 붙었다. 누적관객수는 76만1110명이다.
반면 ‘상의원’은 예상외로 부진하다.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의 연기 합으로 기대를 모은 영화는 17만9746명(누적관객수 30만6953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치며, 박스오피스 5위에 머물렀다. 세 작품 중 가장 하위 기록이자 할리우드 영화 ‘호빗:다섯 군대 전투’,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에도 밀린 결과다.
여름 사극 삼파전을 벌였던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 ‘명량’, ‘해적:바다로 간 산적’ 포스터(왼쪽부터) [사진=쇼박스㈜미디어플렉스, CJ E&M,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특히 이 같은 메이저 배급사들의 흥행 성정은 지난여름 경쟁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 더욱 눈길을 모은다. 앞서 강동원의 제대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군도:민란의 시대’(감독 윤종빈, 제공·배급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제작 ㈜영화사 월광)의 경우 지난 7월23일 개봉 이후 477만4717명 관객을 기록, 이순신과 해적단에 밀린 저조한 성적표로 쓴 눈물을 삼켜야 했다.
반면 1597년 임진왜란 6년을 그린 ‘명량’(감독 김한민, 제공·배급 CJ E&M㈜, 제작 ㈜빅스톤픽쳐스)은 지난 7월30일 개봉 이후 전 국민의 애국심에 불을 지피며 1700만 관객 돌파에 성공, 한국 영화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 누적관객수는 1761만893명, 순이익은 260억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섰던 손예진, 김남길 주연의 ‘해적:바다로 간 산적’(감독 이석훈,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하리마오픽쳐스) 역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 누적관객수 866만5503명을 기록하면서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지난봄 ‘역린’으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했다.
이와 관련, CJ E&M 윤인호 홍보팀장은 “‘명량’의 경우는 두 시간 중 한 시간을 해상 전투 신에 사용하는 등 워낙 기존에 볼 수 없었던 그림이었다. 그러다 보니 하루에 100만씩 들며 개봉 당일부터 화제를 모았다. 반면 ‘국제시장’의 경우는 어느 정도 입소문이 확산되면서 관객들이 모이고 있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이어 “할리우드 대작을 비롯해 여러 작품과 개봉 시기가 비슷하게 맞물렸는데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명량’만큼 흥행한다면 좋겠지만, 결과는 더 두고 봐야 할 듯하다”면서 “다른 경쟁작들에 비해 연말연시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장점이 있다. 관객들의 평처럼 전 세대를 아우르면서 롱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물론 ‘국제시장’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해서 승리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개봉 시기가 일주일 늦은 ‘기술자들’과 ‘상의원’이 아직 첫 주말 관객을 만나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국제시장’의 경우 순제작비만 140억 원에 달하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작품. 55억 원으로 만든 ‘기술자들’이나 72억 원을 사용한 ‘상의원’과 비교했을 때 배 이상 차이 나는 금액이다. 이런 부분까지 고려했을 때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