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석 전면 금지 하루전 커피숍 가보니
[뉴스핌=강필성 추연숙 이보람 기자]31일 오전 경기도 안양의 탐앤탐스 범계역점. 매장내 흡연실에는 ‘내년 1월1일부터는 이 안에서만 흡연하세요’라는 안내문구가 붙어있다.
당장 다음날부터 시행되는 커피전문점의 흡연석 운영 금지 규정에 맞춰 기존 흡연실 내부에 작은 흡연부스를 따로 만든 것이다. 흡연부스 유리문에는 ‘위험, 절대 만지지 마세요’라는 손 글씨가 붙어있다. 시공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내년 1월1일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 시행으로 모든 커피전문점 내 흡연석 운용이 불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커피전문점들은 환기시설을 갖춘 스텐딩 흡연실을 새로 만들거나 아예 매장 자체를 금연공간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고민중이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엔젤리너스 매장에도 가게 한 쪽 모서리에 유리벽으로 둘러쌓인 스탠딩 흡연실이 설치돼 있었다.
흡연실은 6.61㎡(2평) 남짓으로 비교적 널찍했고, 벤치식 의자 4개와 스탠드식 재떨이가 비치된 상태다.
종업원은 “매장을 새로 오픈한지 이제 두 달 됐다”며 “가게 열 때부터 흡연실을 스탠딩 형태로 따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흡연석을 흡연부스로 대체하는 매장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다. 대부분의 커피전문점들은 흡연부스 설치 여부를 여전히 고심 중이다.
흡연부스 설치를 위해선 환기시설 등의 공사를 새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백만원의 공사비는 고스란히 점주의 부담이다. 이 때문인지 흡연부스가 매출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를 더 관망하겠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실제, 카페베네 범계역점은 여전히 기존 흡연실을 운영 중이었다.
이 매장 종업원은 “우리 흡연실은 테라스와 연결돼 있다”며 “하지만 내일부터는 실내는 일반석으로 운영하고 실외 테라스에도 테이블을 다 치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내 흡연실은 없애고, 실외 테라스는 스탠딩 흡연 구역으로 운영할 것이란 설명이다. 여의도의 주커피도 현재 운영되는 2층에 설치된 흡연부석을 1월 1일부터는 금연구역으로 바꾸고 재떨이를 치울 예정이다.
한 커피전문점 점주는 “금연 정책에 대해 이달 초에 고지는 됐지만 실제로 환기시설 등 새로 시공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몇 백만원 되다 보니 아직 망설이는 점주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담배를 못피우게 하면 손님이 줄 것으로 예상돼 계도기간인 4월까지는 그냥 담배를 피울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이곳에서 15년간 영업을 해왔지만 내년처럼 영업이 걱정되기는 처음이다”라고 하소연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